북한강 뱃길타고 '나미나라공화국' 입국

가평크루즈 타고 '남이섬'으로

가평마리나에서 약 1시간 소요
메타세쿼이어길 등 풍광 자랑

남이섬은 ‘대학 시절 MT 추억’, ‘데이트 명소’, ‘K-드라마의 촬영지’ 등 다양한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 이는 북한강 가운데 위치한 면적 46만㎡, 둘레 약 5km의 작은 섬이다.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관광지로 거듭났다. 푸른 메타세쿼이어길, 장난기 어린 타조, ‘포토제닉한’ 공작새 등이 기다리는 남이섬으로 향했다.

남이섬은 이곳 북쪽 언덕의 돌무더기에 남이장군이 묻혀있다는 오랜 민간전승에 기인해 자연스럽게 정착된 이름이다. 과거 남섬으로도 불렸다.

외국인 관광객 커플이 메타세콰이어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현재는 자연 속 산책, 문화경험, 가벼운 레저활동에 이르기까지 한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관광지로 발전했다. 섬 내부에는 잣나무길, 메타세쿼이아길, 자작나무 숲, 은행나무길 등이 사시사철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다. 다양한 주제의 테마 길과 카페도 기다린다.

최근 첫 출항을 마친 친환경 전기 유람선 가평크루즈를 타고 남이섬으로 향한다. 가평마리나에서 1시간 남짓이면 섬에 도착한다.

아름다운 북한강 풍광을 만끽하다 보면 어느새 메타나루가 보이고 ‘나미나라공화국(Naminara Republic)’이 맞아준다. 이는 남이섬의 문화관광분야 브랜드명이다. 남이섬 측에서 관광객들이 한국 내 또 다른 상상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가평크루즈에서 관광객들이 남이섬으로 하선하고 있다.

나미나라공화국 출입 여권에 도장을 받고 입도한다. 1시간 뒤 승선해야 하니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평일이다보니 섬에는 해외 관광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날 가평크루즈에 탑승한 60명의 남미 학생뿐 아니라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들이 남이섬을 찾아 한국의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특히 더운 국가에서 보기 어려운 매화, 벚꽃 등 봄꽃이 인기다.

나미나라공화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타세쿼이어길. ‘지우히메’와 ‘욘사마’가 겨울연가에서 열연한 장면이 떠오른다. 여전히 두 사람의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해외 관광객들을 보며 ‘콘텐츠의 힘’을 체감한다. 메타세쿼이어는 1970년대 초 서울대 농업대학에서 가져온 묘목을 심은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어린나무만 해도 50대라는 의미다. 쭉 뻗은 나무 사이로 인증샷을 남기는 커플과 친구들이 정겹다.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 나름 줄이 생겨서 순서대로 사진을 찍는다.

남이섬 공작새 사진 찍기에 여념 없는 관광객들.

남이섬에 들어서자마자 다양한 조각 작품들과 함께 동물친구들이 맞아준다. 남이섬에는 타조, 토끼, 다람쥐, 청설모, 공작, 거위, 오리, 두더지, 까치, 까막딱따구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말썽을 피워 ‘타조마을’을 형성한 타조 식구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동물들이 자유롭게 산다.

스타는 단연 공작새다. 먼저 사람에게 다가와 호기심을 표현하기도 하고, 사진을 찍을 때에는 어쩐지 포즈를 잡아주는 것 같기도 하다. 공작새 우는 소리가 어떤지 알고 싶은 사람은 남이섬에 가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남이섬은 5km 규모로 자전거, 킥보드 등을 타고 한 바퀴 돌아보기 좋다. ‘견공’들에 친화적인 섬인 만큼 식구들과 나들이 나온 강아지들도 많이 보인다. 돌아가는 길, 크루즈에 승선해 갑판에 나가보니 섬에서 손을 흔들어주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무척 정겹다.

 

춘천=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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