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갯벌 감촉에 ‘걸을 맛’ 나네.”
맨발 걷기, 어싱(earthing)이 새로운 웰니스 활동으로 떠오른 요즘이다.
지난 3월 태안 신두리 해변가에서 처음 맨발걷기에 도전했다. 갯벌이라 발이 푹푹 빠질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파도가 만든 갯골, 단단한 껍질로 사람이 밟아도 죽지 않는 황해비단고둥이 온 발바닥을 시원하게 지압한다. 지루한 걷기가 재밌어진다. ‘다시 맨발로 걸어볼까’ 싶다. 뜨겁고 거친 아스팔트가 아니라 부드럽게 발을 감싸주는 흙이 있는 곳이면 좋겠다.
잘 알려진 ‘어싱 성지’로 ▲서울 대모산 ▲대전 계족산 황톳길 ▲‘슈퍼어싱’이 한창인 부산 해수욕장 일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맨발걷기 고수들이 추천하는 어싱 명소를 모아봤다.
◆비닐하우스 있어 365일 어싱 가능… ‘서울 안산 황톳길’
서울 서대문구는 4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안산 황톳길 전구간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했다. 눈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도 시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맨발걷기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전국 최초 사례로 주목받았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8월 일찌감치 안산 황톳길을 개장했다. 홍제천~안산 벚꽃길~허브원~자락길을 연계한 안산 황톳길은 길이 450m, 폭 2m 규모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경관등에 안개시스템을 설치해 언제나 촉촉한 질감의 황토길을 유지하고 있다고.
맨발걷기 후 발을 씻을 수 있는 3곳의 세족장과 신발장이 구비돼 있어 편리하다. 제1세족장 옆에 위치한 황토족탕이 특히 인기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하루 평균 2300여 명의 시민들이 찾고 있다.
◆저류지가 건강 사랑방 변신… ‘제주 서귀포 어싱광장’
제주 서귀포시가 전국 최초로 조성한 ‘황토 어싱광장’. 이는 숨골공원 내 저류지 일부(1707㎡)에 황토를 깔아 만들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맨발로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부드러운 황톳길이다.
어싱광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맨발걷기 명소로 태어난 곳이다. 평상시 활용도가 낮아 잡목과 덩굴로 도시미관을 저해했던 저류지를 저류지 관리 부서와 공원 관리 부서가 힘을 합쳐 탈바꿈했다. 두 부서의 협업으로 시민 건강 힐링명소로 재탄생한 것.
서귀포 어싱광장은 지난해 7월 개장 후 하루 평균 300명의 시민들이 애용하고 있다고. 동네 주민들이 광장에 모여 함께 걸으면서 이웃과 인사하고 건강관련 정보 공유 등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해수족욕으로 발 피로 싹~ ‘영종도 씨사이드파크 명품 맨발로(路)’
인천 영종도에도 어싱하기 좋은 명소가 있다. 영종도 씨사이드파크의 ‘명품 맨발로(路)’다. 지난해 개장한 맨발로는 기존 공원 내 녹지공간을 맨발걷기길로 업그레이드했다.
맨발로에는 마사토가 깔려 있어 왕복 800m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방문 시 ‘씨사이드파크 족욕장’으로 네비게이션을 찍으면 이용에 편리하다. 이와 함께 ▲황토 체험장 ▲모래 체험장 ▲발 마사지존 ▲휴게 쉼터 등의 시설이 마련돼 있다. 초입에서 쭉 걷다가 종점에 ‘맨발로’ 간판이 보이면 한바퀴 돌아 시작점으로 돌아가면 된다. 돌아가기 전 발마사지존에서 발 지압도 잊지 말자. 시원한 지압판이 피로를 풀어준다.
맨발걷기를 마친 후에는 세족장에서 발을 씻을 수 있다. 이후 씨사이드파크의 인기 코너 해수족욕장에서 족욕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40도 해수에 뭉친 발이 시원하게 풀린다. 족욕장은 4월 초~10월 말 운영,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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