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얼굴은 낮과 밤이 다르다. 동서양의 매력이 동시에 공존하는 낮의 홍콩에서 현지 분위기에 녹아들어보자. 밤에는 ‘백만불짜리 야경’이 기다린다. 네온사인의 도시에서 만끽할 수 있는 홍콩의 아름다운 야경 명소를 소개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며 다시 홍콩으로 향하는 한국 여행객이 늘고 있다. 홍콩관광청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12월 10만명을 넘어서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54%까지 회복했다. 언제가도 매력있는 홍콩의 여행 명소를 짚어봤다.
◆홍콩의 낮
▲엠갤러리서 전시 보고 ‘노을 피크닉’
감성 충전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서구룡 문화지구로 향하자. 서구룡 문화지구는 홍콩의 예술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땅을 매립한 지역이다. 낮에는 뮤지엄이나 박물관에서 더위를 피해 실내 갤러리를 구경하며 문화 충전도 하고, 석양이 질 무렵에는 ‘아트파크’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좋겠다.
이곳 예술 중심지가 바로 ‘엠플러스(M+) 뮤지엄’이다. 아시아 최초의 동시대 시각 문화 박물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21년 11월 개관했다. 17만㎡의 전시 공간, 7260㎡ 규모의 LED 외벽이 압도적이다.
한국인인 정도련 큐레이터가 부관장을 맡고 있다. 아트 굿즈 마니아라면 이곳 아트숍을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곳에서 전시를 마친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등 현대 인기 예술가들의 에코백, 키링 등이 가득하다.
뮤지엄 주변의 아트파크도 거닐어보자. 빅토리아 항구의 파노라마 뷰가 멋진 야외 공원에는 피크닉을 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든다. 공연이 있는 날이면 홍콩의 젠지 세대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여유로운 홍콩의 한 순간에 함께 녹아들 수 있다.
▲‘홍콩스러운’ 낮 풍경, 코즈웨이 베이
코즈웨이 베이는 홍콩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번화가다. 백화점을 비롯해 그레이트 조지 스트리트, 패션 워크 등을 찾는 패션피플들로 북적인다. 홍콩 최대의 일본식 백화점 ‘소고’도 이 곳에 있다.
이곳에서는 홍콩스러운 전경을 찍을 수 있는 ‘인증샷 명소’이기도 하다. 소고백화점 대각선 건너편 보행자 전용 육교에 올라보자. 멈춰 선 트램(전차), 횡단보도를 건너는 수많은 인파, 2층 버스 등을 한 장면에 담을 수 있다.
▲보웬로드 산책하고 ‘남친 기원’ 해볼까
홍콩 완차이 지구에는 보웬로드(보웬 피트니스 트레일 코스)가 있다. 이는 왕복 8km의 보행자 전용 길이다. 트레일 런을 즐기거나 여행 중에도 아웃도어에 나서고 싶다면 추천한다. 휴일 오전 이곳을 찾으니 수많은 조거들이 달리고 있었다. 마치 마라톤 대회를 방불케했다.
보웬로드에는 의외의 명소가 있는데 바로 ‘러버스 락(lover’s rock)’이다. 중간 지점즈음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오르면(높고 가파르다)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알 것 같은 커다란 바위가 서 있다. 이곳은 지역의 ‘파워 스폿’이라고. 애정운이 바뀌거나 아들을 갖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바위 자체가 기도문으로 덮여 있고, 홍콩에서 길한 색상으로 여겨지는 빨간 장식도 달려 있다. 바위 사이의 작은 틈으로 들어가면 완차이 지구부터 해피밸리까지 이어지는 홍콩 섬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올해 아니면 못 봐요 … ‘MZ성지’ 초이홍 아파트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핫한 홍콩 여행 인증샷 중 하나가 바로 ‘초이홍(彩虹) 아파트’다. 이는 ‘무지개’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름답게 무지개 색깔을 띠는 외벽이 젊은층의 인증샷 욕구를 자극한다. 그룹 세븐틴도 이곳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무지개아파트는 1962~1964년 지어진 7~20층짜리 11개 건물, 약 7400세대 규모 단지다. 외벽 색감은 생각보다 빛이 바래 있어 SNS 속 사진은 어느 정도 보정이 들어간 듯하다. 여기에 쨍한 색감의 농구코트, 야자수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이미 전 세계 젊은 관광객들이 이곳에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그럴만도 한 게 초이홍 아파트는 내년이면 볼 수 없다. 건물이 낡아 새로 짓는다는 게 홍콩 정부 입장이다. 초이홍 모습의 마지막 모습을 담으러 홍콩으로 향해보자.
◆홍콩의 밤
▲피크트램 타고 높이, 더 아름다운 야경
어떤 야경이든 높은 곳에서 볼수록 멋지다. 홍콩도 마찬가지. 해가 지고 난 뒤 홍콩에서 가장 높은 산인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ak, 552m)로 향해보자. 등산하라는 게 아니다. 걸어서 갈 수 있지만 편안하게 노면 전차 ‘피크 트램(Peak Tram)’을 이용하면 된다.
피크 트램의 선로는 산을 타듯 기울어져 움직인다. 해발 552m까지 6분가량 올라간다. 1888년 처음 가동한 이후 한번도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야경을 눈에 담고 싶다면 올라갈 때는 오른쪽, 내려갈 때는 왼쪽에 앉는 게 유리하니 꼭 기억하다.
올라가는 내내 홍콩섬과 빅토리아 항구, 카오룽 반도의 환상적인 뷰를 담아보자. 유리 빛반사 때문에 사진보다는 눈에 담는 것을 추천.
사진으로 야경을 남기고 싶다면 피크 타워와 피크 갤러리 뒷길의 작은 정자로 가면 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어 ‘아, 여기구나’ 한번에 알 수 있다. 사람이 무척 많으니 뒤에 잘 서있다가 자리가 비면 눈치껏 들어가 찍으면 된다.
▲침사추이에서 현지인 ‘퇴근 페리’ 타고 야경 만끽
홍콩의 야경 포인트는 워낙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시그니처를 꼽는다면 카오룽 남쪽 끝 빅토리아만을 끼고 있는 ‘침사추이’를 들 수 있겠다.
이곳에는 미국 할리우드 ‘명예의 길’을 본뜬 홍콩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가 있다. 홍콩의 근사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만큼 관광지와 시민이 항상 몰린다. 카오룽 반도와 홍콩섬 사이의 빅토리아 하버 등의 아름다운 밤이 펼쳐진다.
특히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교통수단인 ‘스타페리’를 타고 침사추이에서 넘어가는 것도 야경을 즐기기 좋은 색다른 방법이다. 이는 실제 현지인들의 출퇴근 수단이다. 이용요금은 원화로 700~800원 수준인데 백만불짜리 야경을 10분간 편안하게 담을 수 있다.
침사추이에서 센트럴 구간으로 내린다. 내리자마자 빨간 홍콩 대관람차가 등장해 마지막까지 화려한 피날레를 만들어준다.
▲스카이 바에서 야경 안주삼아 칵테일 한잔
칵테일 한잔과 함께 야경을 담으며 여행의 피로를 녹여보자. 풀만 호텔 27층에는 야경 명소 ‘스카이(skye) 루프탑 바’가 있다. 원형 바에서 멋지게 차려입은 바텐더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바텐딩에 나선다.
스타일리시한 음악이 크게 나오다보니 잠시 대화는 멈추고 야경을 즐겨보자. 습한 날이라도 이왕이면 야외석에 앉자. 자리 너머로 홍콩의 고층 아파트, 잔잔한 해변, 정박한 요트, 맞은편 구룡반도 고층 건물이 그림을 만들어낸다. 특히 자신의 별자리에 맞는 칵테일을 추천해줘 기억에 남는다.
◆홍콩 여행, 더 편하게 시작하려면
어떤 여행이든 이동이 만족스러워야 여행의 시작이 편안하다. 홍콩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캐세이퍼시픽은 현재 국내 홍콩 여행객이 증가하는 상황에 인천-홍콩 노선을 이른 아침부터 저녁 출발까지 매일 4회, 주 24회로 운항하며 국내에서 홍콩으로 향하는 최적의 비행편을 제공하고 있다.
캐세이퍼시픽의 명물은 4개의 프리미엄 라운지다. 특히 비즈니스 클래스 더 피어 라운지는 홍콩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차슈, 완탕면 맛집으로도 통한다.
홍콩=글·사진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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