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RPG 캐릭터 키우듯” 자기관리에 여념없는 서호철, 건강한 2024년을 꿈꾸다

NC 서호철이 더그아웃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허행운 기자

 

“완주했을 때의 모습, 궁금합니다.”

 

프로야구 NC 내야수 서호철은 커리어 처음으로 주전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노진혁, 박석민 등 추억의 이름이 팀을 떠나면서 빈 3루가 그의 품에 들어왔다. 알을 깨고 나온 덕이다. 지난해 114경기 타율 0.287(397타수 114안타) 5홈런 41타점을 남겼다. 커리어하이 활약은 가을야구에 계속됐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결정전 역전 만루포와 함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달라질 건 없다. 서호철은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먼저 기회를 받은 것뿐이다”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어 “이 자리에 계속 있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오늘 못하면 내일 못 나갈 수 있는 것”이라며 “기회를 계속 잡아서, 야구장에서 더 팀에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각오를 다진다.

 

출발이 좋다. 개막전 이후 7경기 연속 안타 등 방망이가 뜨겁다. 27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빠르게 시즌 첫 홈런도 신고했다. 그는 “운이 좋았다. 매 경기를 첫 경기라 생각하며 ‘하던 대로’ 하려 한다. 성적 욕심은 아직 없다”고 웃었다. 또 “홈런 생각은 전혀 안 하고 배트 중심에 맞추려고, 야무지게 강한 타구를 만들려 했더니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NC 서호철이 안타를 때리고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갓 출발한 시즌, 끊임없이 ‘자기 관리’를 되뇐다. 서호철은 작은 먹을거리부터 수면 패턴, 생활 습관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TV는 여전히 집에 없다. 회도 아직 먹지 않는다. 주변에 유독 탈 나는 사람을 많이 봐서 그렇다. 더 신경 쓰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체득한 교훈이다. 그는 “야구를 잘하는 것만큼 회복도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잘 쉴 수 있을까도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큰맘 먹고 자신을 위한 선물, 안마의자를 준비한 이유다. “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싶은 건 과감하게 아끼지 않으려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행운의 안마의자였다. 그는 “배송 온 지 얼마 안 됐다. 한 번 체험했는데, 다음날 잘 치더니 그 다음날 홈런이 나왔다”며 “잠실 원정 끝내고 새벽에 도착하면 또 사용할 예정”이라고 미소 지었다. 얼마짜리 의자인지 묻자 “렌탈이다. 달에 10만원대로 내고 있다”고 웃었다.

 

NC 서호철이 3루 수비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간절함에서 비롯된 바른 생활이다.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그는 동의대에 진학해 야구를 놓지 않았고, 2019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7순위로 이름이 불릴 수 있었다. 그는 “지명이 안 됐을 때, 그만두려고도 했다. 하지만 ‘한 번만 더’를 생각하며 대학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 육성 선수라도 프로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 점을 NC에서 좋게 봐주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마음가짐은 여전하다. 그는 “이제 시작이다. 항상 첫 경기라는 마음으로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뛰고 싶다. 완주했을 때의 모습이 궁금하다. 마치 RPG(역할수행게임) 캐릭터를 키우듯, 매년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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