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서호철’ 귀신 같은 타순 교체… NC 승부수, 제대로 통했다

투런포를 쏘아올린 NC 김성욱이 홈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프로야구 NC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 7-5로 승리했다. 시즌 6승(2패)과 함께 파죽의 3연승을 질주했다.

 

NC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았던 좌완 카일 하트와, LG의 토종 우완 최원태의 선발 매치업에 초점이 맞춰진 경기였다. 두 선수가 사이좋게 10개의 탈삼진, 도합 ‘20K’짜리 흥미진진한 투수전을 수놓은 것. 양 팀 선발이 나란히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건 KBO리그 역대 14번째였다.

 

다만, 경기는 다른 곳에서 요동쳤다. NC 강인권 감독이 꺼내든 ‘묘수’가 흐름을 흔들었다. NC는 지난 7경기에서 사실상 고정된 라인업을 선보였다. 27일 창원 키움전에서 포수 체력 배분을 위해 김형준 대신 박세혁을 투입하면서, 딱 한 번 베스트9 얼굴이 바뀌었다. 나머지는 타순조차 변동이 없었다. “이제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체력에도 문제가 없고, 타순에 익숙함도 생겨야 한다. 베스트 멤버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것”이라는 강 감독의 이유 있는 뚝심이었다.

 

NC 강인권 감독이 홈 개막전을 맞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하지만 이날 LG전, 변화가 찾아왔다. 6번과 7번 타순이 뒤바꼈다. 방망이 감각이 좋은 서호철이 6번으로, 한방은 있지만 정교함이 달렸던 김성욱이 7번으로 내려갔다. 사령탑은 “김성욱이 조금 본인 감각을 못 찾고 있다. 그 자리가 막혔다는 느낌이 있어서 변형해봤다”는 짤막한 코멘트를 남겼다.

 

적중이었다. 공교롭게도 6번 타순부터 시작된 2회초 공격, 서호철은 최원태 상대 행운의 낫아웃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타석에 선 김성욱이 최원태의 4구째 139.8㎞ 슬라이더가 높은 존에 들어오는 걸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포를 작렬했다. 자신의 시즌 2호 홈런. NC의 기선제압을 책임진 한방이었다.

 

NC 김성욱(왼쪽)이 투런포를 때린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트가 오지환과 문보경에게 각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2-4로 끌려가던 6회초, 다시 승부수가 통했다. 2사 1,2루 찬스가 서호철에게 닿았다. 그는 바뀐 투수 김진성과의 싸움에서 정확한 콘택트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 추격의 한 점을 신고했다. 그러자 뒤이은 김성욱이 동점 2루타를 얹어 3타점 경기를 완성시켰다. 둘의 순차적인 시너지가 빚어낸 NC의 흐름이었다. 김주원의 밀어내기 볼넷까지 나오며 기어코 재역전이 완성됐다.

 

시소게임에서 앞선 결실은 달콤했다. 이어진 7회초 2점을 추가해 굳히기에 들어갔다. 상대의 맹추격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끝내 2점 차 리드를 지키면서 쾌조의 3연승을 빚었다. 이날 서호철은 5타석에서 안타 1개, 몸 맞는 공 2개로 3개의 출루에 성공했다. 김성욱은 최종 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날뛰었다.

 

우연의 일치로 여길 수도 있지만, 사령탑의 묘수가 바랐던 시나리오였음은 변함이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미세한 차이였다.

 

NC 서호철이 안타를 떄린 후, 세리머니 하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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