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 아프지 않으면 괜찮을까? ‘NO!’... 통증 없어도 즉시 치료해야

신체 장기가 제자리를 벗어나 돌출되거나 빠져나오는 상태를 탈장이라고 한다. 탈장은 국민 100명 중 2~3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하며 한 번 발생한 사람에게 재발하기 쉬운 편이다.

 

특별히 통증이 나타나지 않고 부위에 따라서는 탈장 내용물을 원래 자리로 다시 밀어 넣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나 위험성을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탈장 상태가 지속되면 탈장 내용물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장 괴사 등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신속하게 치료해야 한다.

 

탈장은 발생 부위에 따라 서혜부 탈장, 대퇴 탈장, 반흔 탈장, 제대 탈장 등으로 구분한다. 탈장은 크게 주로 복벽이 약해지면서 탈장이 진행되는데 성장 과정 중 사라져야 하는 구조물이 제대로 사라지지 않아 비정상적인 공간이 남아 있어 발생하는 선천적인 경우와 그 밖의 원인으로 인해 복강 내압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후천적인 경우로 나뉜다.

 

후천적인 탈장은 임신을 하거나, 복수가 차거나, 전립선 비대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장시간 서서 일을 하거나 만성 변비로 인해 힘을 지나치게 많이 주는 경우, 만성 기침,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 비만 등도 탈장을 유발할 수 있다.

 

탈장이 생기면 주로 피부 밑에 부드러운 덩어리가 돌출된다. 처음에는 돌출 부위가 매우 작기 때문에 탈장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약해진 복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약해지고 내부에서 가해지는 압력도 높아지기 때문에 점점 더 덩어리가 커진다.

 

여러 유형의 탈장 중 서혜부 탈장의 유병률이 가장 높은데, 이 때에는 서혜부가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기침을 하거나 힘을 주거나 장시간 서 있으면 서혜부가 더욱 불룩해지지만 누우면 사라지기도 한다.

 

만일 이러한 덩어리가 있는 상태에서 심한 압통이 생기고 복통이나 오심, 구토, 발열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장 괴사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탈장은 의료진의 촉진이나 복부 초음파, CT 촬영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증상이 아예 없거나 경미한 경우, 수술이 부담스러운 고령의 환자라면 굳이 수술을 하지 않고 장기를 복강 내로 되돌려주는 비수술치료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탈장 환자들은 수술이 불가피하다.

 

탈장 수술은 이탈한 장기를 제자리로 돌려놓은 뒤 약해진 복벽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복벽 구조물 자체를 이용해 복벽을 교정하기도 하고 메시 망을 이용해 인공망으로 복벽을 보강하기도 한다. 환자의 상태나 탈장의 진행 정도 등을 고려해 적절한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상 복강경을 통해 수술을 진행하므로 흉터가 크게 남거나 출혈이 심하게 발생할 우려는 적은 편이다.

 

송도 서울항외과 엄윤 대표원장은 “수술을 받은 후에도 지나치게 복압을 높이는 행위를 반복하면 탈장이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회복 후에도 복벽에 힘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배변 시 배에 지나치게 힘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성 기침이나 비만 등 탈장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다면 이러한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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