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만 서울의 봄을 장식하는 게 아니다. 이름난 꽃이 아니라도 몰랐던 꽃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하는 서울의 봄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를 소개한다.

◆홍매화 명소: 창덕궁

창덕궁에는 한발 앞서 봄을 알리는 매화가 궁궐의 단청, 기와와 어우러지며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홍매화는 매화나무에 피는 장미과의 갈잎나무다. 분홍의 색을 띠는 것을 홍매화라 부른다. 다른 봄철 꽃들에 비해 다소 개화가 이른 편이며 봄을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창덕궁은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봄이면 궁궐 전각과 후원에 매화뿐 아니라 다양한 꽃들이 자태를 뽐내며 피어 산책하기 좋다. 후원은 제한 관람지역으로 반드시 예약 후 해설사의 인솔하에 입장이 가능하니 꼭 알아보고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이곳의 홍매화 명소는 성정각 자시문 앞에 있다. 무려 4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성정매’가 기다리고 있다. 이는 선조 때 명나라 사신이 보내온 매화나무다. 예전 추위로 인해 일부가 고사해 수령에 비해 크기는 작은 편이지만, 여러 겹의 홍매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모습은 기품있고 우아하다.

◆겹벚꽃 명소: 현충원

현충원에서는 충성 분수대 주변을 기점으로 일반 벚꽃뿐만 아니라 겹벚꽃, 수양 벚꽃 등 다양한 수형의 벚꽃을 볼 수 있다.

현충원은 국가에 헌신한 명예를 인정받은 이들의 묘역이다. 누구에게나 개방되고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인 덕에 계절마다 찾는 이가 많다. 현충문을 지나 학도 의용군 무명용사의 탑으로 이동하는 길에는 겹벚꽃과 수양벚꽃이 늘어서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현충천 쪽의 산책길을 따라가면 개나리, 자목련 등 다른 봄꽃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50여 년 동안 산림지역에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철저한 보전 조치가 이루어져 도심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생태가 잘 보존돼 있다.

◆살구꽃 명소: 덕수궁 석어당

덕수궁 석어당에는 수령이 400년이 넘어 2층 건물 높이만큼 큰 살구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살구꽃은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마당에 심어 꽃과 열매를 즐긴 전통 정원수다. 벚나무와 같은 속이라 꽃의 생김새가 비슷하나 꽃받침이 뒤로 젖혀져 있어 왕관 모양을 하고 있다. 매화가 질 무렵 살구꽃이 피어나 개화 시기로도 구분할 수 있다.

덕수궁 석어당은 궁궐에서 보기 드문 2층 목조건물로, 살구꽃과 함께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건물의 높이만큼 큰 살구나무가 꽃을 피우면 상당히 탐스럽고 주변의 건물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봄의 덕수궁에 간다면 꼭 들러야 할 아름다운 장소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