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장을 준비하며 인상깊었던 문구, 바로 ‘몰디브 대학 리조트 학과’다. 이는 몰디브 여행의 특성에서 비롯된 개념이란다. 말 그대로 대학에서 전공 공부를 하듯 꼼꼼히 살펴야 보다 만족스러운 여행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항공권을 예약하고 말레 공항까지 오는 단계까지는 누구나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문제는 다음이다. ‘섬 하나에 리조트 하나’라는 몰디브의 독특한 지형은 여행 동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몰디브의 최종 목적지 리조트에 들어가려면 말레에서 스피드 보트나 수상 비행기를 타고 한번 더 이동해야 한다. 관건은 ‘말레 공항에 몇 시에 도착하느냐’의 여부다. 200개 섬을 다니며 사실상 몰디브의 국내선 역할을 하는 수상 비행기는 대부분 일몰 전까지 운행한다.
스피드보트를 이용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목적지까지 거리도 영향을 미친다. 프라이빗 보트는 1인당 약 100만원 수준을 생각하면 쉽다.
이렇다보니 저녁에 도착한다면 말레에서 1박을 해야 하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반면 아침 일찍 들어가는 항공편이라면 리조트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도 길어진다. 이를 고려해 동선을 짜야 한다. 한번 섬에 들어가면 이동이 번거롭다보니 일정이 짧다면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리조트’ 한 곳에서 지내는 게 더 현명할 수 있다.

리조트를 고르는 것도 선택의 연속이다. 100여개의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 내 취향에 꼭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만큼 돈을 들였으니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면 조사, 연구는 필수다.
우선 몰디브라는 섬에서 어떤 환경을 기대하고, 어떤 모습을 보고 싶은지가 관건이다. 어디를 가든 에메랄드빛 바다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 산호, 섬의 위치, 물의 깊이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몰디브 하면 티없이 깨끗한 바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스노클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산호가 사는 바다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산호가 살고 있어야 바다속 환경도 풍성하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맑고 깨끗한 바다가 아름다운 리조트에서는 배를 타고 스노클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몰디브 여행은 ‘질문의 연속’이다. 괜히 ‘몰디브 대학 리조트 학과’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다.
몰디브=글·사진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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