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은 다른 영역”...‘K리그 득점왕’ 주민규의 등장, ‘붙박이 공격수’ 조규성과 경쟁

축구 대표팀 주민규(가운데)가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 대표팀 주민규(가운데)가 훈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쟁 구도가 달라진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18일 소집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준비한다. 21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 26일에는 태국 원정 경기를 갖는다.

 

황 감독은 23인의 소집 명단에서 공격수 두 명을 선발했다. 그동안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조규성과 33세 333일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A매치 첫 발탁 기록을 세운 주민규다. 주민규는 2013년 지금은 해체된 고양 Hi에 입단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시작해 서울 이랜드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꿔 날개를 달았다. 2019년 울산 현대(현 울산 HD)에 몸담았던 주민규는 출전 기회를 얻고자 제주 유나이티드로 떠났다. 제주의 승격을 이끌었고 2021년에는 22골을 터뜨려 토종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해 친정팀 울산으로 돌아와 생애 첫 K리그1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더불어 2년 만에 득점왕을 되찾았다. 프로축구 40년 역사에서 윤상철(1990·1994년), 이기근(1988·1991년), 김도훈(2000·2003년), 데얀(2011·2012·2013년)에 이어 통산 5번째로 두 차례 이상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하지만 유독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동안 국가대표에 단 한 번도 선발되지 못했다. 황 감독은 주민규를 지나치지 않았다. 그는 “축구에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득점력은 다른 영역이라 생각한다. 3년 동안 K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전무하다”고 치켜세웠다.

축구 대표팀 조규성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축구 대표팀 조규성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규성과 경쟁을 펼친다. 조규성은 그동안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 자리를 차지했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 나선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후 미트윌란(덴마크)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서 도전을 이어갔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도 부동의 주전이었다. 황의조가 불법촬영 혐의로 잠정 발탁 제외되면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최근 흔들렸다.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았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전술 부재로 조규성의 단점이 더욱 크게 부각됐다. 이후 소속팀으로 돌아가 이번 시즌 10번째 득점을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둘은 과거 K리그 득점왕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2022년 나란히 17골을 터뜨렸는데 당시 출전 경기 수가 31경기로 더 적었던 조규성이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2021년 이후 2년 연속 득점왕에 도전했던 주민규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후 주민규는 지난해 다시 득점왕에 올랐다.

 

이들의 경쟁은 대표팀으로 이어간다. 주민규는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절치부심하고 있다. 조규성은 명예회복을 노린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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