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예방… 접종‧정기검진 꼼꼼히 챙기세요

자궁 입구, 즉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암 중 두 번째로 유병률이 높은 암이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라 40~60대 유병률이 가장 높지만 성 생활의 변화 등으로 인해 20~30대 젊은 환자들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초기에는 특별히 자각할 만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환자가 이미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암이 상당히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렇다보니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자궁경부암의 경우, 암이 되기 이전 단계인 전암단계를 상당히 오랫동안 거친다는 것이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정상적인 자궁경부의 상피세포가 미세한 변화를 거치며 정상 조직에서 악성 조직으로 진행되는 과정인 ‘자궁경부 상피내이형성증’이 우선 시작된다. 이를 거친 후 자궁경부암 0기로 진단하는 ‘자궁경부상피내암’으로 진행 되기까지만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린다.

 

천주영 의정부 연세맑은산부인과 원장은 “1년에 한 번씩 꼬박꼬박 정기검진만 받아도 자궁경부 상피세포의 변화를 포착해 악성 종양으로 진행되기 이전 단계 혹은 상피내암 단계에서 발견하여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암검진 사업을 통해 만 20세 여성을 대상으로 2년에 1회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검진은 자궁경부 세포검사로 진행하는데, 통증도 없고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받을 수 있다. 다만 생리기간은 가급적 피하고 생리 시작일로부터 10~20일 사이에 받는 게 바람직하다. 검사 48시간 전부터는 성관계나 탐폰 이용, 질 세척, 질 내 약물 투입 등을 피해야 한다.

 

HPV 백신 접종도 자궁경부암의 예방에 효과적이다. HPV, 즉 사람유두종바이러스는 항문 및 생식기 질환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저위험군 바이러스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이나 항문암 등을 일으킨다.

 

HPV 백신은 고위험군 바이러스 몇몇 종류를 예방하도록 만들어졌으며 접종 시 자궁경부암의 약 70%를 막을 수 있다.

 

대부분의 HPV는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므로 가급적 성 경험이 생기기 전에 HPV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성관계를 했더라도 백신 접종의 효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최대한 빨리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다만 백신을 접종한다 하더라도 모든 유형의 HPV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무 증상이 없다 해도 2년에 한 번 정도는 꼬박꼬박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하고 생리가 아닌데도 출혈이 발생하거나 질 분비물에서 악취가 나는 등 특이증세가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서둘러야 한다.

 

천주영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발견 시기에 따라 생존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질환”이라며 “1기 발견 시 생존율이 90%에 달하지만 4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겨우 19%에 불과하다. 무증상 자궁경부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 검진이 필수적이므로 귀찮다고 여기지 말고 제 때 검사받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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