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메모] 피자도 막지 못한 팬심…로하스는 한 눈에 알아봤다

사진=KT위즈 제공

‘로하스의 경기를 볼 수 있다면!’

 

KT와 한화의 연습경기가 펼쳐진 28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KT)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3루 쪽 관중석이었다. 꽤 많은 관중 가운데서도 자신의 팬을 한 눈에 알아봤다. 등번호 24번과 영문명 ‘ROJAS JR’이 적힌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시절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이었다. 경기를 마치자마자 구단 직원의 도움을 받아 관중석으로 이동했다. 유니폼에 사인을 해주는 것은 물론 함께 사진을 찍으며 기분 좋은 추억을 남겼다.

 

주인공은 키타노(KITANO) 씨다. 한신의 열혈 팬이다. 2021년부터 합류한 로하스에게도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로하스가 KT로 복귀하면서 거리가 멀어졌지만 팬심은 여전하다. 당장 다음날 오사카로 이동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로하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기꺼이 경기장을 찾았다. 가져온 유니폼만 5벌이었다. 한신 유니폼 2벌과 KT 3벌이었다. 키타노씨는 스스로를 “로하스의 광팬”이라고 소개한 뒤 “한국에도 가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사진=KT위즈 제공

 

두 사람에겐 조금은 특별한 기억이 있다. 로하스가 한신 소속일 때였다. 키타노씨는 그날도 어김없이 직관(직접 관람)을 하고 있었다. 로하스의 호쾌한 장타가 터지자 기쁜 나머지 환호성을 지르다 피자 한 판을 엎고 말았다. 키타노씨는 해당 에피소드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자 SNS를 올렸고, 공교롭게도 로하스가 우연히 이를 접했다. 피자를 사주겠다며 친히 댓글까지 달았다. 키타노씨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피자를 엎도록 만들면 좋겠다”고 전했다.

 

로하스에겐 그 무엇보다 큰 힘이 됐을 터. 로하스는 “고스엔에서 매일 보던 분”이라면서 “일본에서 뛸 당시에도 경기 때마다 봤는데 이렇게 또 보게 돼 반갑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사실 일본에 있을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팬 분들을 많이 만나기 어려웠다. 키타노씨처럼 열정적인 팬 분들이 계셔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로 기회가 된다면, 피자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KT위즈 제공

 

로하스는 KT가 자랑하는 최고의 외인타자 중 한 명이다. 2017시즌 대체 카드로 합류해 2020시즌까지 4번의 시즌을 치렀다. KBO리그 통산 511경기서 타율 0.321, 132홈런 409타점 등을 때려냈다. 특히 2020시즌엔 홈런(47개), 타점(135개), 득점(116점), 장타율(0.680) 등 4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2년간 한신에서 뛰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KT 손을 잡았다. 4년 만에 KBO리그 복귀를 앞두고 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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