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신작 '아스달 연대기' 4월 발매…MMORPG시장 독주 꿈꾼다

스튜디오드래곤 합작 프로젝트
드라마와 동일한 세계관으로
용병 세력 더한 3파전 구도
기존 시장 판도 바꿀지 주목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위메이드와 양분하던 넷마블이 2014년 3월 ‘세븐나이츠’라는 RPG(역할수행게임)를 내놓는다. 그 무렵 ‘다함께 차차차’와 ‘윈드러너’, ‘캔디팡’ 같은 캐주얼 게임이 득세하고 있던 터라, RPG 장르를 표방하는 세븐나이츠는 시장성을 확인할 시험대에 오른 셈이었다. 결론적으로 세븐나이츠는 대박을 터트렸고, 이내 넷마블은 ‘레이븐’ 등 동종의 후속작으로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당시 국내 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PC 온라인 게임 쪽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나 ‘아이온’, 넥슨 ‘메이플스토리’ 등 협동과 임무 수행에 초점을 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가 휩쓸고 있었다. 이는 모바일 플랫폼으로도 영향을 끼치는 발판이 됐다. 이후 RPG 장르는 협력과 경쟁을 특화하는 MMORPG 장르로 변모하고 있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로 대변되는 리니지 삼형제에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메이플스토리M’·‘프라시아 전기’, 여기에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 위메이드 ‘미르M’·‘미르4’·‘나이트 크로우’ 등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주체들 대부분이 MMORPG 장르에 속한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역시 마찬가지다.

10종 안팎의 작품들이 순위를 고착화 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세대 교체 선언’이 전해졌다. 소수가 갖는 강력한 시장 지배력은 반대로 신작들에는 틈새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모바일 RPG 장르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큰손으로 활약하던 넷마블이 마침내 신규 MMORPG 장르로 고인물 세척에 나선다.

아스달 연대기는 넷마블과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합작 프로젝트다. 드라마와 동일한 세계관으로 시작한다.

첫 주자로는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이하 아스달 연대기)이 출격하고, 다음 주자로는 웹툰 IP(지식재산권)에 기반한 ‘나혼자만 레벨업 : ARISE’와 넷마블의 역작 ‘레이븐’의 차기작인 ‘레이븐2’가 MMORPG로 몸집을 불리면서 상반기 안에 차례대로 출발선에 대기한다.

이 중에서 아스달 연대기는 넷마블과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합작 프로젝트다. 일종의 공동 개발의 연장선이다. 두 회사는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시즌2부터 IP를 구상해왔다. 드라마와 동일한 세계관으로 시작한다. 아스달 병사인 아버지와 뇌안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그트 주인공(이용자)이 마을을 몰살시킨 흰갈기 뇌안탈과 백귀가면을 찾아 복수하는 이야기다. 드라마에서 보던 인물이나 게임 속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수 백 개의 연출 컷씬으로 몰입감을 배가했다.

넷마블이 MMORPG 장르에서 막강한 경쟁력과 업력을 갖춘 만큼 아스달 연대기 본연의 상품성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협동과 임무 수행에 초점을 둔 MMORPG 본연의 재미 중 하나인 던전의 한 장면.

아스달 연대기는 원작 작가로부터 먼저 제안이 들어왔고, 평소 새로운 IP 확보에 관심이 많던 개발진이 응하면서 성사된 사례다. 아스달 연대기는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을 만든 넷마블에프앤씨에서 손을 댔다. 장현진 넷마블에프앤씨 개발 총괄은 “작가분과 같이 만들면서 세계관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며 “많이 소통하면서 제작 과정도 보여드리고 피드백도 들었다”고 했다.

힘을 모아 명소나 건축물을 건설하고 새로운 지역을 오픈하는 등 이용자가 주체적으로 모험을 이끌어갈 수 있다.

특히 넷마블이 MMORPG 장르에서 막강한 경쟁력과 업력을 갖춘 만큼 아스달 연대기 본연의 상품성에 대한 기대도 크다. 아스달 연대기는 아스달과 아고, 무법 등 3개 세력이 아스 대륙을 차지하기 위해 대규모 권력 투쟁을 펼치는 과정을 그린다. 각 세력 안에 정치, 사회, 경제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여러 요소를 적용했고, 클래스(직업)마다 역할 수행이 강조된 전투를 선보인다.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 환경과 이에 따른 임무, 의복과 음식의 변화 등 환경에 연계된 상호작용을 통해 실제 아스 대륙을 살아가는 듯한 재미를 준다. 힘을 모아 명소나 건축물을 건설하고 새로운 지역을 오픈하는 등 이용자가 주체적으로 모험을 이끌어갈 수 있다. 총 2개의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고, 스킬 조합에 따라 다양한 전략 전투가 가능하다. 장현진 총괄은 “두 개 세력에 용병 세력이 더해져 균형을 맞추는 세력 전쟁 게임은 대중적인 MMORPG에서는 보기 드문 신선한 시도”라며 “매번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세력 전쟁을 경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총 2개의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고, 스킬 조합에 따라 다양한 전략 전투가 가능하다.

올해 전반기 안에 두 편의 MMORPG를 내놓는 일정을 반영해 배급사인 넷마블은 오는 4월 한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 아스달 연대기를 동시 발매할 예정이다. 게임성과 상업성을 검증한 후 세계 시장으로 시판하는 순서다. 넷마블은 사전 등록 절차를 개시했고, 귀여운 정령 모묘 등 특별한 보상도 마련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

한편, 넷마블은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을 확실하게 파고든다는 각오다. 최근 국내 게임 시장은 소수의 MMORPG 라인업을 중심으로 과점된 상태에서 전체적인 규모마저 축소된 까닭에, 신규 게임의 진입은 더욱 까다롭게 변했다. 터줏대감들의 입지도 아직은 공고하나 이마저 하향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국내 MMORPG의 전성기로 불리던 2016년에서 2018년에는 MMORPG 이용자의 일일 활성 이용자수(DAU)는 200~300만 명선이었지만, 2023년 기준으로는 4∼5종의 신작을 합쳐도 100만 명을 넘기 힘든 실정이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다수의 MMORPG가 매출 순위권에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장르 자체로는 인기가 꽤 상당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시장에 많은 게임이 출시되면서 이용자 수가 축소된 상황”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올해 준비하고 있는 MMORPG 3종으로 이용자 층을 확대하고 시장 자체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