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불임을 유발하는 주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정계정맥류. 이 질환은 고환의 정맥혈관이 역류하여 꼬불꼬불 엉키고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보인다. 하지정맥류와 비슷한 기전이다.

 

소아청소년기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대에서 발병하며 일반남성에서는 10~15%, 난임남성에서는 21~41%의 유병률을 보인다. 1년 이상 자연 임신이 되지 않는 부부의 남성 난임, 불임 환자에서 역으로 추적하면 주요 원인이 정계정맥류인 경우가 적지 않다.

 

초기에는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어 자신이 정계정맥류를 갖고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점점 성장하면서, 또는 고강도의 운동을 하면서, 장시간 서서 일을 하면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강도 높은 훈련을 하거나 오래 서 있는 군인, 운동선수가 증상을 발견해 병원을 찾는 경우도 흔하다. 청소년부터 장년층까지 환자 폭은 다양하며 증상이 양쪽 고환에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85% 이상이 왼쪽에서 발생한다.

 

증상은 음낭-고환 부위 통증, 묵직한 무게감이나 당김, 열감 등이 느껴진다. 이때 누운 자세를 취하면 증상이 없어지거나 약해지기도 한다. 더 진행되면 음낭에 늘어난 정맥혈관 덩어리가 보이거나 만져지고, 정계정맥류가 동반된 측의 고환이 반대측보다 크기가 작아지는 위축 현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단계는 증상 정도에 따라 1~3기로 구분할 수 있다. 종물이 작고 아랫배에 힘을 주면 만져지는 단계는 1기, 종물이 중간 크기이고 아랫배에 힘을 주지 않아도 만져지면 2기, 종물이 크고 아랫배에 힘을 주지 않아도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면 3기로 분류된다. 이후 정확한 진단 검사는 혈관의 역류 상태를 파악하는 ‘도플러 초음파검사’이며 필요시 ‘적외선 체온열검사’ 및 ‘정액검사’도 할 수 있다.

 

치료에는 수술과 비수술이 있다. 수술 요법은 문제 혈관을 완전히 결찰하므로 치료 효과가 좋지만 수술 과정에서 고환위축이나 음낭수종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전신마취도 어떤 환자에게는 부담이 된다.

 

비수술 요법은 색전술이라는 치료법으로 복부대동맥류, 뇌동맥류 등의 응급 혈관질환에 적용되는 치료와 동일하다. 국소마취 후 2mm 직경의 카테터를 혈관 안으로 삽입, 문제가 되는 혈관을 백금코일과 경화제로 막아 혈류를 차단한다. 쉽게 구분하면 수술은 혈관을 잘라서 차단하고 색전술은 혈관을 막아서 차단하는 방식이다.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재욱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정계정맥류는 비뇨기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혈관 질환이기도 하다”며 “초기부터 치료할 필요는 없지만 진행성이므로 3기에 해당되면 치료를 해야 하며 이후 정자활동성이나 남성 난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혈관내 치료인 인터벤션 색전술의 경우 치료 시간이 20분으로 짧고 팔 부위로 접근하여 환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치료받을 수 있으며, 다른 장기나 혈관을 건드리지 않아 부작용에 대한 부담도 덜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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