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자랑스럽습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성공을 장담할 미션은 아니다. 남자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난적’ 우리카드의 존재 때문이다. 치열한 선두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운다.
분위기는 좋다. 올스타브레이크 후 열린 5라운드 첫 경기 현대캐피탈전을 풀세트 끝에 패했지만,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한국전력을 연달아 잡아내며 매번 승점 3점을 온전히 챙겼다. 11일 한국전력전 승리로 74일 만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완벽한 탈환은 아니다. 계속해서 치열한 고지전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3라운드 종료 시점, 우리카드에 승점 5점 뒤진 3위였던 때를 떠올려보면 기세는 분명 대한항공의 편이다.
선봉에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선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외인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재계약한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12경기 소화에 그쳤다. 임시 대체 외인으로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을 데려왔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치명적인 공백을 임동혁이 모두 메워주고 있다. 28경기, 98세트에 나서 453점, 공격성공률 56.77%로 날고 있다.
리그 득점 7위다. 1∼6위는 모두 나머지 6팀의 외인들이다. 그가 한국 선수 중 최다 득점자라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공격성공률은 리그 1위다. 포지션 특성상 외인 교체 자원으로 코트를 밟는 등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뿜어내는 효율만큼은 최강이다. 5라운드에만 30득점 이상 경기가 2번일 정도로 최근 경기력도 물이 올랐다.
그는 “매 경기 에이스라고 생각하고 들어간다. 항상 득점할 수는 없지만, 모든 부분에서 도움이 되려고 준비한다”며 남다른 마음가짐을 전했다. 국내 선수 득점 1위 기록에 대해서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팀적으로 도움이 되려 한다. 그게 되면 개인 기록도 따라온다. 시즌 끝나고도 그 기록을 유지할 수 있으면 더 많은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역시 팀의 ‘통합 4연패’다. 그는 “V리그 프로팀이 이뤄본 적이 없는 기록이다. 모두가 분명 어려울 거라 예상했다”며 만만치 않은 과정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통합우승을 쉽게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항상 고비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의기투합해서 이겨낸 결과물”이라며 “이번 시즌도 힘든 여정이지만 긍정적으로 즐기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잊지 않았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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