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에 월세 선호 현상 뚜렷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뉴시스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비아파트(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월세 거래비중을 살펴본 결과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67.2%에 달했다. 비아파트 갱신 월세계약은 36.8%, 아파트 신규 월세계약이 40.0%인 것과 비교하면 최근 들어 빌라 등에 세 들어 살 때 전세보다는 월세를 택하는 이들이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역전세, 깡통전세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아파트에서는 전세수요가 이어진 반면, 비아파트는 보증금 미반환 우려로 월세 선호가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강화(공시가격의 150%→126%)되면서 보증금을 못올리는 대신 월세를 추가로 받으려는 임대인도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월세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연립주택 월세가격은 0.02% 올랐다. 수도권은 0.02%, 서울은 0.03% 상승했다. 전세가가 전국 0.07%, 수도권 0.08%, 서울0.05%씩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파트는 전세 수요도 꾸준하지만 빌라 기피로 세입자들이 소형 아파트로 몰리면서 월세와 전세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아파트 전세가는 전국 0.21%, 수도권 0.39%, 서울 0.48% 올랐고 월세가는 전국 0.14%, 수도권 0.26%, 서울 0.16% 상승했다.

 

전세사기, 고금리 영향 등에 더해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월세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월세 수요가 느는 데 한 몫 한다.

 

과거에는 월세를 살면 가난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었고, 다달이 집세를 내느니 전세대출을 받아서 전셋집에 사는 것이 경제관념이 투철한 것이란 관념이 있었다. 최근들어 목돈을 집주인에게 맡기기 보다는 이를 활용해 부동산 혹은 금융투자에 나서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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