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모래에도 꽃이 핀다’ 이주명, 만개할 일만 남았다

 

 이주명이 배우로서 더욱 활짝 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주명은 지난달 31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에서 오두식과 오유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서스펜스부터 청춘 성장 로맨스까지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이어 또 하나의 인생작을 추가했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20년째 떡잎인 씨름 신동 김백두(장동윤)와 소싯적 골목대장 오유경이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주명은 극 중 타고난 운동신경과 들끓는 승부욕을 가진, 해체 직전의 거산군청 씨름단 관리팀장으로 잠입한 경찰 오유경을 연기했다. 

 

 오유경은 어린 시절 남성적인 성격과 이름을 지닌 두식으로 백두와 함께 자란 인물. 이주명은 두식과 유경, 두 인물을 이질감없이 소화하는데 집중했다. 맛깔나는 사투리와 백두의 이마를 때리는 등 단숨에 골목대장 두식이가 됐다가도, 연쇄살인사건을 마주할 땐 냉철한 눈빛과 아우라를 지닌 잠입 경찰로 돌변해 두식과 유경 각각의 매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과거 거산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과 함께 절제된 감정 연기로 극에 묵직함을 더해 호평을 받았다. 

 

 

  -첫 주연작이었다. 소감은

 

 “많이 떨리기도 했고, '어떻게 하면 다른 선배님처럼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막상 현장에 가니까 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더 늪에 빠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려워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이 서로 당겨주고 밀어주면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대본을 보는데, 감독님 말씀처럼 만화책처럼 술술 읽히는 느낌이었다.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땐 엄청 감성적이고 잔잔한 드라인가 했는데, 첫 회부터 휘몰아치더라. 코미디와 다양한 케미스트리가 너무 재밌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이어 또 청춘 로맨스물인데. 코미디가 잘 맞는건가

 

 “코미디가 더 좋다거나, 편한 건 아니다. 단지 안에 담겨 있는 메시지와 다양한 복합적인 장르와의 케미스트리가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백두 역 장동윤과의 호흡은 어땠나

 

 “사투리가 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투리로 대화하다보니까, 예전부터 친구 같은 느낌이 들더라. 촬영할 때는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웃음) 그래서 더 편하게, 재밌게 할 수 있었다.”

 

 -씨름 소재였다. 씨름 선수 백두 역의 장동윤이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는데, 옆에서 볼 때 어땠나

 

 “액션스쿨 다니면서 준비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운동이더라. 코어, 하체도 중요하다. 또 샅바 싸움을 한 번 하고나면 다리에 피멍이 든다. 그런 걸 보면서 안쓰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로서 체중 증량하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주저없이 하더라. 체력이 곧 정신력이지 않나. 멘탈도 관리도 잘하고, 본 받을 게 많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실제 부산 출신이다. 대구 출신인 장동윤 사투리 연기에 도움을 많이 줬다고 하던데

 

 “그렇게 많은 도움을 같지 않은데.(웃음) 동윤 오빠도 나름 경북 네이티브 아닌가. 사투리의 종류가 좀 다른데, 감독님께서 경남 출신이 더 많다고 (경남) 손을 들어 주셨다. 그래서 더 큰소리로 이 억양이 맞다고 장난치면서 투닥투닥 재밌게 촬영했다.”

 

 -실제로 촬영은 포항에서 촬영했다. 경남 사투리 연기 어색하지는 않았나

 

 “가끔 휘말려서 한 번도 한 적 없는 경북 사투리가 나올 때가 있었다. 정신을 다 잡고 하긴 했다. 억양이 다르지 거의 비슷하다.”

 

 -사투리 연기 부담감은 없었나

 

 “처음에는 ‘편하겠다’, ‘잘 할 수 있겠다’ 하다가 점점 캐릭터를 분석하고, 대본을 보니까 한 번도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는 게 조금 이질감이 들더라.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지만, 가족 밖에 보인 적 없는 모습을 꺼냈다. 희열도 느꼈고, 작품과 배우들이 더 끈끈해지는 매개체가 된 것 같아서 오히려 더 좋았다.”

 

 -넷플릭스, 티빙으로도 공개가 됐는데, 반응 살펴봤나

 

 “‘해외서도 잘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있었지만, 사투리가 문제였다. ‘과연 해외 시청자들이 잘 받아들 수 있을까’, ‘정서를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잘 이해해주시더라. 작품의 따뜻한 메시지가 잘 전달 된 것 같아 뿌듯하다.”

 

 

 -머리를 짧게 잘랐는데, 이미지 변신인가

 

 “예전부터 ‘잘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이다 보니 타이밍이 맞아야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지 않나. 새해를 맞아 ‘뭘 해볼까’하다가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해서 도전해봤다.”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하나만 꼽기가 어렵다. 다양하게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판타지, 액션, 로맨스부터 현실적인 이야기, 악역 다 해보고 싶다. 열심히 준비할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제목이 '꽃이 핀다'인 데, 연기 생활 중 꽃 핀 시절은 언제인가

 

 “아직 안 왔다. ‘꽃 폈다’고 하면 언제든 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만개하지는 않았다’, ‘만개할 일만 남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번 작품이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벽에 부딪혔을 때 ‘그냥 하면 되는구나’를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분들을 만나서 ‘역시 뭐든지 하면 되고, 진심은 통한다’라는 것도 느꼈다. 말 그대로 희망과 감사함이 가득하다. 이게 양분이 돼서 무슨 꽃이 필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하게 ‘꽃은 피겠다’라는 희망을 주는 그런 꽃 같은 작품이 될 것 같다. 많은 사랑주셔서 감사하다.”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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