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복합문화공간 헤레디움, 2024년 상반기 전시 계획 발표

“현대미술 전시공간 시간적 확장”
‘헤레디움 시리즈 : 지금, 여기, 현대미술’ 포스터. 이미지=헤레디움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HEREDIUM)이 2024년 상반기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뜻의 헤레디움은 1922년에 만들어진 구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복원해 지난해 공식 개관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일제 수탈의 장소를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백 년을 열겠다는 취지로 현대미술 전시부터 클래식 음악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개관 전시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세계적 거장,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b.1945)의 ‘가을 Herbst'을 진행했다. 키퍼의 국내 첫 미술관 전시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 M. Rilke, 1875~1926)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업한 17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계절의 순환을 통해 생성과 소멸의 무한 반복을 강조하는 릴케의 시에서 키퍼는 고독함 이면에 존재하는 희망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포착해냈다. 이러한 작가의 철학은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공간에서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한 헤레디움의 공간적 의미와도 맞닿아 있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는 것이 헤레디움 측 설명이다.

 

2024년 헤레디움은 근대적 성격이 강한 건물에 현대미술을 더해 시간적 확장을 실천하겠다는 계획이다. 2024년 상반기 전시로 2월 ‘헤레디움 시리즈 : 지금, 여기, 현대미술’과 4월 레이코 이케무라(Leiko Ikemura, b.1951)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2월 16일부터 3월 17일까지 개최되는 2024년 첫 번째 전시 ‘헤레디움 시리즈 : 지금, 여기, 현대미술’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b.1937), 로즈 와일리(Rose Wylie, b.1934),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Martin, b.1941), 조지 콘도(George Condo, b.1957) 등 동시대 대가들의 작품을 통해 '예술과 삶'이라는 주제에 집중한다.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모습, 그리고 인생과 예술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어 예술의 확장성을 탐색하는 작가들을 소개한다. 전시 중 일정 기간동안 ‘헤레디움 클래식 시리즈 시즌2 '레전더리 피아니스트와 마스터클래스’ 음악회도 함께 진행된다. 이를 통해 미술의 경지를 탐험하며 예술과 삶의 풍요로운 만남을 선사할 예정이다.

 

두 번째 전시로는 ‘레이코 이케무라’의 개인전이 4월부터 진행된다. 레이코 이케무라는 일본에서 태어나 베를린에서 활동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현대미술작가다. 40년이 넘는 예술 경력을 쌓으며 일본과 서양 문화의 독특한 조합을 창조해왔다. 특히 존재의 다양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강인한 철학을 가지고 이를 회화 및 조각 등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헤레디움에서 열릴 전시는 레이코 이케무라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으로 지난 10년간의 작품에 중점을 둔 회고적 전시가 아닌 최신작들로 현재와의 명확한 연결성을 확립한다고 헤레디움 측은 전했다.

 

헤레디움 함선재 관장은 “헤레디움은 2024년, 주목하지 않으면 기억 속에 사라지고 말 시공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라며 “동시대 예술적 영감과 감동을 전하는 수준 높은 미술 전시와 클래식 음악회를 통해 새로운 미래 유산을 만들어가고 더 나아가 대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함으로써 대전을 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게 하는 데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지혜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