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대작 '프라시아 전기' 대만 상륙 초읽기

현지 배급사 감마니아와 계약
연내 대만·홍콩·마카오 발매
역대 최대 인력 투입해 제작
스토리·그래픽·연출 '삼박자'
신규 IP로 글로벌 흥행 노려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문을 열자마자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 워’가 오는 2분기 대만 상륙을 발표한데 이어 또 한 편의 유력작이 ‘타이완 넘버원’을 주창한다.

넥슨이 ‘유저에 의한, 유저만을 위한’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스테디 셀러로 육성을 선언했던 ‘프라시아 전기’가 대만 시장에서 진출 채비에 들어간다. 넥슨은 최근 대만의 대표적인 게임 기업 감마니아와 프라시아 전기의 대만·홍콩·마카오 지역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안에 해당 지역에서 동시 발매한다는 계획에 따라 사내 글로벌 개발 스튜디오를 구성했다.

프라시아 전기는 엘프에 맞선 인류의 투쟁을 몰입감 있는 스토리텔링과 연출, 그래픽으로 구현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자유도 높은 전쟁 시스템, 결사(길드)에 가입한 누구나 월드 내 21개 거점을 소유하고 경영할 수 있다. ‘거점’이라는 영역을 설정해 MMORPG의 핵심 콘텐츠인 성(城)의 주인이 누구나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광활한 심리스 월드의 특징을 살려 별도의 인스턴스 던전을 형성하지 않았고, 이용자끼리 조우하면서 각자 세력을 과시하는 재미를 특화했다.

특히 MMORPG 플레이 방식을 분석해 창작된 ‘어시스트 모드’는 긍정적인 반응을 최고치로 이끌어냈다. 단순히 사냥을 지속하는 기능이 아닌,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캐릭터의 상황, 자동정비, 지정 사냥터 설정, 추종자 파견 등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는 고도화된 기능을 탑재했다.

초대형 MMORPG '프리시아 전기'가 대만과 홍콩, 마카오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해 3월 말 국내 출시된 프라시아 전기는 전작이 없는 이른바 신규 IP(지식재산권)다. 그동안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 등 자사가 보유한 유력 IP와는 별개로 새로운 IP를 구상하고 기획했다. 넥슨은 전사 차원에서 수년 전부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면서 합종연횡식으로 팀과 인력을 보강했고, 핵심 프로젝트에는 전폭적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히트’ 시리즈와 ‘블루 아카이브’ 같은 흥행작을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퍼스트 디센던트’나 ‘워헤이븐’ 등 차기작도 출발선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앞서 이정헌 넥슨 대표는 “기존 IP를 활용한 신작을 선보이는 최근 상황을 넥슨의 두 번째 페이즈(phase, 단계)라고 본다면, 세 번째 페이즈는 글로벌 타깃의 신규 IP를 잉태해 결실을 맺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프리시아 전기' 시연 장면.

이 연장선에서 넥슨은 역대 최대 인력을 투입해 프라시아 전기를 만들었다. 이용자 친화적인 정책에다 콘텐츠 본연의 차별성이 맞물리면서 시장의 호응을 한껏 누렸다. 충성도가 높은 유저들의 재방문율 지표가 유지되고 있고, 결사 커뮤니티는 매우 활발하다. 다른 서버의 유저와 만나 결투할 수 있는 ‘시간틈바귀’ 등 콘텐츠 확장도 부단하다. 제작과 배급을 맡은 넥슨으로서는 IP 발굴이 절실한 게임 시장에서 성과를 도출하면서 기업의 역량도 입증하고 있다.

한편, 대만 게임 시장은 지불 방법을 제외하고는 한국과 유난히 닮은 부분이 많다. MMORPG가 전통적 강세를 보이고 있고 PvP(이용자끼리 대결) 콘텐츠에 대한 선호가 남다르다. 이용자 면에서도 유사한 패턴을 유지하면서 엔씨소프트 ‘리니지M’(天堂M)·‘리니지2M’(天堂2M)·‘리니지W’(天堂W) 등 한지붕 3형제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오딘까지 다수의 한국산 게임이 모바일은 물론이고, PC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고평가를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시리즈는 PC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20년 넘게 바통을 물려주면서 여전히 ‘K-게임’을 상징하는 존재로 불리고, 플레이위드코리아의 ‘씰온라인’도 두터운 팬층을 자랑한다.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대만 배급사인 감마니아가 2000년대 말 대만에서 최고의 게임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례다. 이런 이력과 실적이 축적되면서 한국산 게임에 대한 이질감이 적은 게 사실이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대만을 출발점으로 해외 무대를 공략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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