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무취’ 클린스만호, 충격의 아시안컵 탈락…감독 ‘사임’ 거부 “이대로 괜찮나”

클린스만 감독이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선취골을 내주자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손흥민이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선취골을 내주자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충격의 탈락이다.

 

우승후보 한국이 중동바람에 맥없이 몰락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무색무취’ 전술이 밑천을 드러내며 한국은 64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없게 됐다.

 

클린스만호는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치른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패배했다. 

 

대표팀은 지난 1960년 제2회 대회 우승 이후 64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사상 처음으로 요르단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면서도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뒤로는 한 번도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날 클린스만호는 최정예로 나섰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과 함께해 한국 역대 최고의 전력이란 평가가 따랐으나 준결승에서 좌절을 맛봤다. 중원을 거치지 않고 제대로 된 수비 안정을 구축하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전략이 한국의 약점을 공략한 요르단의 모래바람에 쉽게 무너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한국은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말그대로 ‘대참사’다. 한국은 수비의 핵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공백이 두드러졌다. 연이은 연장 승부 탓인지 활동량도 요르단을 압도하지 못했다. 수비 집중력도 떨어졌다.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다면 대량 실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을 경기력이었다.

 

한국의 경기 내용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계속 반복됐다. 8강 호주전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질 것 같지만 끝내 지지 않고 생존해 ‘좀비 축구’란 별명까지 붙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별명은 얼마든지 지어주셔도 괜찮다”며 불안한 과정이 아닌 준결승전에 오른 결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4강전에서 결국 한계를 맞이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함이 드러난 경기였다는 평이 쏟아졌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거센 가운데 그는 사령탑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 당장 해야할 것은 한국으로 돌아가 대회를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잘 됐던 점들과 보완해야 할 점들에 대해 논의하겠다”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다가올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캡틴 손흥민은 경기를 마친 뒤 방송 인터뷰를 통해 “늦은 시간까지 말도 안 되는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기대보다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줘서 죄송하다”면서 “축구선수로서 더 발전된 모습, 앞으로 국가대표팀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히곤 했다.

 

한편 요르단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이란-카타르의 준결승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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