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유일의 한국 브랜드 호텔인 롯데호텔 괌은 2014년 6월 개관해 올해 10주년을 맞는다. 롯데 간판을 내걸고 운영하는 업장은 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하노이 등 국내외 33개 체인(1만1000여 개 객실)이다. 롯데호텔 괌은 이들 중 4번쩨 해외 체인 호텔이며 제주에서 다져진 리조트 호텔 운영 경쟁력을 해외에 투사하는 모델이다. 개관식 당시 호텔 대표이사는 “롯데호텔만의 세심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며 세계 시장에서 롯데호텔의 경쟁력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고 롯데의 ‘경쟁력’은 고객을 통해 입증됐다.
롯데호텔 괌은 옛 오쿠라 괌 리조트를 인수해 개보수를 거쳐 문을 열었다. 객실 수는 타워윙(150실)과 아일랜드윙(70실) 등 총 220개에 불과하고 살짝 낡은 느낌이 드는 인테리어지만 유독 N차 방문객이 많은 편이다. 한국인 직원이 호텔 곳곳에 상주하고 있어 언어 장벽이 존재하지 않으며, 국내 호텔과 다름없는 세심한 서비스가 강점. 한국 호텔리어들이 갈고 닦은 ‘K호스팰리티’의 성공 사례다.
신뢰의 바탕에는 한국 특유의 서비스가 있다. 또한 공동체를 우선하는 마음 역시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롯데호텔 괌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후 3년여 만에 80%가량 객실 예약률을 회복 했지만 6월 역대급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괌에서 휴양을 즐기던 투숙객 다수가 발이 묶인 상황에서 호텔 측은 일주일간 아침과 저녁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고 연회장은 비상대피공간으로 내놨다. 숙박비는 괌 호텔 중 처음으로 40%가량 할인했다.
최영 롯데호텔 괌 총지배인은 “코로나19 여파에 힘든 시간을 보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피해까지 보았다. 하지만 투숙객 안전이 최우선이었기에 직원이 똘똘 뭉쳐 문제를 해결했다. 개장 후 10여 년간 축적한 서비스 경험이 모여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롯데호텔 괌의 한국인 직원 비율은 타 호텔보다 월등히 높다. 아이나 어르신을 동반한 한국인 가족 투숙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현재 롯데호텔 괌의 한국인 직원은 50여 명이다. 전체 25%를 차지한다.
특히 프런트에는 한국인 직원을 주로 배치했다. 누가 와도 ‘영어 울렁증’ 없이 편하게 입·퇴실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특히 총지배인이 하루 종일 호텔 곳곳을 누비며 돌아다니고 있어 더욱 믿음직하다. 호텔은 앞으로 50%까지 한국인 직원 비율을 늘릴 계획이다.
롯데호텔 괌이 자리 잡은 투몬비치는 괌에서 가장 많은 호텔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부산 해운대보다 조금 긴 활 모양의 해안선 주변으로 태국계 두싯타니와 미국 브랜드 웨스틴, PIC, 일본계 브랜드인 츠바키 타워 등 다국적 호텔·리조트가 즐비하다. 롯데호텔은 츠바키 타워와 웨스틴 사이에 있다. 해변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해변까지 바로 내려갈 수 있는 명당자리다. 호텔 어디서나 에메랄드 빛 바다가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가루처럼 고운 모래밭이 펼쳐진 해변은 100m 이상 걸어가도 어른 키를 넘지 않는 바다가 이어져 있어 어린 자녀와 함께해도 안심이다.
호텔의 주 고객층은 한국인 가족 단위 여행객이다. 어린 자녀 동반 여행객은 야외수영장과 곧바로 연결되는 ‘풀 액세스 스위트 룸’과 간단한 취사가 가능한 ‘패밀리 스위트 룸’ 등이 인기다. ‘브레드 이발소’ 캐릭터의 풀사이드 클럽 룸도 조성했는데 6개 객실뿐이라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 객실은 수영장, 클럽라운지, 해변 등과 최단거리에 있어 이용이 편하다.
호캉스에 익숙한 한국인 손님들은 '클럽(club)'층에 투숙객 전용인 클럽 라운지 혜택을 챙긴다. 간단한 식사와 주류, 음료수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는 괌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육류부터 해산물,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높은 수준의 음식을 낸다. 심지어 다른 호텔에서 묵는 투숙객도 라세느에 찾아온다.
라세느의 메뉴는 대체로 한국식이다. 롯데호텔 서울 한식당 무궁화 출신의 숙련된 셰프가 진두지휘하며 완도산 전복 등 한국산 식재료를 공수해 올 정도로 공을 들였다. 스시, 스테이크, 바닷가재 등 한국인 선호도가 높은 메뉴를 집중적으로 보강했다.
가격도 착하다. 라세느는 1인 59달러에 이용할 수 있으며 투숙객은 할인된다. 59개월 미만 유아는 무료다. 천정부지 오른 서울 호텔 뷔페 가격 탓인지 투숙객은 무조건 이 곳을 예약한다.
최영 총지배인은 “식재료의 신선도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내놓지 않는다. 그만큼 신경을 쓰는 덕에 고객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매주 월요일 저녁 시간, 롯데호텔 괌 야외수영장 호라이즌 카페 풀 바에서 펼쳐지는 ‘풀사이드 선셋 바비큐’는 호텔이 야심 차게 준비한 시그니처 메뉴다. 가족단위 손님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육류와 해산물이 다양하게 제공되며, 직접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 현지인들이 펼치는 전통 공연이 함께한다.
괌=글·사진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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