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김윤석 “이순신, 700년 전 아주 불행했던 군인…진실되게 표현했다”

 “영웅 아닌, 700년 전 아주 불행한 군인이자 남자”

 

 배우 김윤석은 성웅 이순신 장군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 그는 ‘명량’ 최민식, ‘한산: 용의 출현’ 박해일에 이어 노량에서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는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아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신중하면서도 대담한 카리스마를 지닌 장군 이순신과 그 이면에 깊은 고뇌를 지닌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표현하며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촬영 기간 중 무려 20kg가 넘는 갑옷을 입고 많은 분량을 소화했다. 코피가 터져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고, 배멀미도 힘들었지만, ‘이순신 장군의 진실성’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순신 시리즈의 마지막인데, 바라는 흥행 정도는

 

 “CG(컴퓨터 그래픽) 작업만 거의 800명이 불어서 1년을 넘게 작업했다. 또 무술팀이 얼마나 고생했는지도 직접 봤기 때문에, 그 분들이 보람을 느낄 정도로만 흥행 한다면 좋을 것 같다.”

 

 -오랜 시리즈의 끝을 장식한 소감은

 

 “솔직히 빈말이 아니라, 노량이 끝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세계 2차 대전에 관한 영화가 수백 편이 나오지 않았나. 임진왜란은 우리나라에서 치러진 가장 긴 전쟁이었고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전쟁이다. 그래서 더 뛰어난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노량의 의미를 관객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역대 이순신 중 최고’라는 평가를 들은 소감은

 

 “그런 평가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일단 김한민 감독을 만났을 때, ‘이 사람은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게 명량, 한산, 노량에서의 이순신을 어떻게 보여줄지 이미 다 정해놨더라. 그래서 노량에서의 이순신이 관객에게 설득력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번 작품이 운명 같다고 느낀 점은

 

 “솔직히 그런 건 없다(웃음). 이순신 장군과 저와 연배가 비슷하다. 그냥 ‘아 내가 이 역할을 할 나이가 됐구나’ 감명을 받았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월드’에 몸을 맡기겠다’고 했는데, 작업은 어땠나

 

 “그런 말을 한 적 없는데, 감독이 오버한 것 같다(웃음). 사실 촬영 들어가기 전 감독과 하루 종일 시나리오를 놓고 대화를 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한 페이지 페이지 넘기면서 각자 브리핑해서 장면을 만들어갔다. ‘과연 전쟁이 일어나야 하는가’ ‘어디까지 가야 하는가’ 이런 얘기를 많이 나눴다. 임진왜란과 이순신에 관해서 김 감독만큼 많이 아는 사람이 나올까 싶다.  

 

 

-누구나 아는 영웅, 이순신을 연기한 소감은

 

 “이순신 장군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명량대첩과 노량해전 사이라고 알고 있다. 배를 타고 오던 노모가 배 위에서 돌아가셨고, 고문과 3년상이 겹치며 몸은 만신창이 상태였다. 명랑에서 기적의 승리를 거뒀지만, 그 보복으로 왜구들이 아산에 있는 본가에 침입해 셋째 아들 면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때 가장 피폐하고 반 시체였다고 하더라. 그걸 알고 보니, 영웅이나 성웅이 아닌 7년의 전쟁에서 군인이라는 신분으로 살아간 매우 불행한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진실되게 표현하자’ 이 생각 밖에 없었다.”

 

 -이순신 장군의 닮고 싶은 점이 있다면

 

 “누가 뭐래도 자기 소신껏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것. 7년 동안 일기를 쓸 만큼의 성실성, 본인이 맡아야 할 책임감. 누가 또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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