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전개 해명에…원작자 재차 반박 "웃기지도 않아"

KBS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전개 논란에 대한 해명에 원작자 길승수 작가가 다시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뉴시스 제공

23일 원작자인 길승수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그 방향성이 천추태후는 좀 아니잖아”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했다. 그는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 냈다. 웃기지도 않는다”라며 이날 발표된 각색 방향에 대한 KBS 측의 입장에 대해 반박했다. 길 작가는 “202년 6월 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내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었다”고 전했다.

 

길 작가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돼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다”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런 역사 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됐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원정왕후를 통해서 어느 정도 살아남았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고려거란전쟁’ 제작진은 드라마의 제작기를 공개하며 역사 왜곡 논란 일주일 만에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해명했다.  ‘고려거란전쟁’ 측은 드라마의 탄생은 2020년이었다며 “전우성 감독은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당대에 유효한 시사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찾던 중 11세기 초 고려와 거란과의 전쟁 시기에 주목했다. 당시 고려는 최대 패권국이던 거란을 꺾고 동아시아 전역에 200년간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열어냈다. 전 감독은 고려 황제 현종과 귀주대첩의 영웅 강감찬을 중심으로 거란과의 전쟁 10년간의 이야기를 극화하기로 하고 기획을 시작했다”라고 했다.

 

전 감독은 기획 당시를 회상하며 “현종의 즉위부터 10년간은 전쟁과 정변이 연달아 벌어진 격변의 시기였다. 승리와 성취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살아야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고달펐을 것”이라며 “주인공은 황제이고 장군이라 그를 본격적으로 담아내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백성의 입장에서 전쟁과 정변은 어떤 것이었을지를 빠뜨리지 않고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현종을 주인공으로 한 거란과의 10년 전쟁을 드라마화하겠다는 생각에 자료를 검색하던 중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하게 됐다며 “2022년 상반기 판권 획득 및 자문 계약을 맺고 이후 전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쟁 씬 및 전투 장면의 디테일을 소설 ‘고려거란전기’에서 참조했다”라고 밝혔다. 

 

‘고려거란전쟁’ 측은 원작 ‘고려거란전기’와 방향성이 달라진 이유는 하반기 이정우 작가가 합류한 후 생각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같은 해 하반기, 이정우 작가가 ‘고려거란전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며 대본 집필에 돌입했다. 이 작가는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한 후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고 전 감독 역시 이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것이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게 된 연유”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 감독은 드라마 자문 경험이 풍부한 조경란 박사를 중심으로 자문팀을 새로이 꾸렸고 든든한 조력자를 얻은 이 작가는 1회부터 스토리 라인 및 씬별 디테일까지 촘촘하게 자문팀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라며 “제작진은 역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보다 상황을 극대화하고 감동을 끌어낼 수 있는 ‘고려거란전쟁’만의 스토리를 구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거란과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 제8대 왕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 사령관 강감찬 이야기다. 

 

 

 

정다연 온라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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