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노 젓는 ‘격군(格軍)’, ‘허리디스크’ 주의해야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다룬 ‘노량: 죽음의 바다’가 최근 개봉한 뒤 500만 관객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그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최종편인 만큼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중이다.

 

1598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함과 동시에 조선에 주둔하던 왜군들은 일본으로의 복귀 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이미 임진왜란의 전세는 명량해전 이후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에게 유리해져 있었고 왜군은 남해안 일대에 고립됐다.

 

이에 이순신 장군(김윤식 분)과 명나라 도독 진린(정재영)의 연합함대는 고니시(이무생 분)와 그의 부대가 주둔해 있는 순천왜성을 포위한다.

 

그러나 적을 끝까지 섬멸하고자 하는 이순신의 뜻과는 다르게 진린은 포위망을 풀어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고자 한다. 이때 상황을 지켜보던 고니시는 명나라 측과 긴밀한 협상을 시도했고 외부에 있는 시마즈(백윤식 분)의 함대에 지원 요청을 보내는 데 성공한다.

 

결국 시마즈의 대군이 이순신을 향해 출정하고 이순신과 진린은 폭이 좁으면서 조류가 거센 노량해협으로 이들을 유인해 섬멸한다. 

이번에도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의 해상 전투를 상당히 박진감 넘치게 표현했다. 특히 본편의 전투 장면은 약 100분에 달하는 분량을 자랑하는데, 그중 이순신의 함대가 속도를 올리며 상대의 전열을 파괴하는 충파(衝破) 장면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함선이 빠르게 움직이거나 순간적으로 가속을 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함선 하부에서 노를 젓는 병사인 격군(格軍)들의 역할이 무척 중요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해전이 벌어지는 내내 자신의 몸보다 몇 배나 크고 무거운 노를 쉴 새 없이 저으며 한계에 다다르는 신체적 피로를 감당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도 로잉머신을 통해 노를 젓는 ‘로잉’ 동작은 근육과 관절 부상의 위험이 큰 편에 속한다. 특히 무거운 노를 허리를 숙여 밀어낸 다음 다시 전신을 피며 당기는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척추와 주변 근육에 부담이 쌓여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압력이 커져 요통이 악화된다면 허리디스크와 같은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초기 단계에서의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치료를 중심으로 한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요통을 치료한다. 추나요법은 비정상적으로 틀어져 압력이 가중되는 허리와 신체 전반을 교정해 기능을 회복시키는 수기요법이다.

 

그리고 침치료는 혈액순환을 촉진해 경직된 근육의 이완을 돕고 약침치료는 염증과 통증을 신속하게 가라앉힌다. 특히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는 요통 환자들의 수술 위험률을 30%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요즘 다양한 스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헬스장이나 각종 체육시설에 가면 조정선수들이 연습으로 사용하는 로잉머신이 종종 보이기도 한다.

 

1시간에 1000kcal 가까이 소비할 수 있는 만큼 심폐지구력 및 전신 근력 단련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지만 그만큼 부상의 위험도 크다. 비록 격군들은 생존과 승리를 위해 무리하게 노를 저었지만 건강한 운동을 위한다면 언제나 충분한 스트레칭을 한 뒤 올바른 자세로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게 즐겨보는 것을 권장한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