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는 한 해의 무탈을 기원하는 마음이 커진다. 용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떠나보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1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로 ‘용(龍)기 뿜뿜! 새해 여행’을 꼽았다. 2024년 용의 기운을 듬뿍 받으며 ‘값진 갑진년’ 새해 소망을 빌 수 있는 여행지를 모아봤다.
◆청룡의 해 기운차게 … 삼척 수로부인헌화공원
강원도 삼척에는 ‘삼국유사’에 실린 수로부인 설화를 바탕으로 조성한 수로부인헌화공원과 해가사의터가 해안 남단, 북단에 있다. 수로부인헌화공원은 임원항 인근 남화산 정상에 있다. 지상과 산을 연결하는 높이 51m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장년층, 어린이도 오르기 편하다.
정상에는 500톤의 용을 탄 수로부인 조형물과 막대기를 두드리며 ‘해가’를 부르는 백성의 모습을 담은 조각상이 설화 속 장면을 재현한다. 거대한 용과 수로부인, 웅장한 바다까지 한눈에 담으며 상서로운 기운을 느껴보자. 바다 전망이 일품인 카페, 맑은 날에 맨눈으로 울릉도가 보이는 울릉도전망대, 해학적인 십이지신 나무 조각상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청룡 기운 받으러 홍성 용봉산 등산 어때요
충남 홍성에 ‘제2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용봉산(381m)이 있다. 산 모양이 거침없이 나아가는 용과 상서로운 봉황의 머리를 닮아 이같이 붙었다. 용봉사와 악귀봉, 노적봉, 정상 등을 두루 감상하고 내려오기까지 2시간~2시간 30분이 걸린다.
용봉산 기슭에 용봉사가 있다. 여러 문화재 가운데 용봉사 영산회괘불탱(보물 제1262호)이 유명하다. 지장전 뒤로 올라가면 약 4m 높이로 조각한 홍성 신경리 마애여래입상(보물)도 보인다.
악귀봉(368m) 가는 길에는 삽살개바위, 두꺼비바위, 물개바위 등도 볼만하다. 용봉산 정상을 알리는 표석 주변에 서면 저 멀리 병풍바위와 악귀봉, 노적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용이 휘감은 신비로운 마을, ‘예천 회룡포’
경북 예천군 용궁면은 지명에 ‘용’이 들어간 고장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 있는 회룡포(명승)는 내성천이 산에 가로막혀 마을을 350도 휘감고 나가는 형상이 마치 용틀임하는 듯해 ‘회룡(回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곳은 비가 많이 오면 섬으로 변해 ‘육지 속의 섬’이라고 한다. 회룡포가 한눈에 담기는 전망대는 비룡산에 있는 회룡대다. 이곳으로 가는 길에 용왕각과 용바위도 있다. 회룡대에서 마을을 감싸듯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면 자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회룡포마을에 들어가려면 ‘제1뿅뿅다리’를 건너야 한다. 공사장에서 쓰는 철판으로 다리를 만들어, 구멍이 숭숭 뚫렸다. 고즈넉한 마을은 산책하기 좋고, 회룡포와 내성천을 미로로 표현한 회룡포미르미로공원이 눈길을 끈다.
◆소원 하나는 ‘꼭’ … 부산 해동용궁사
바다와 맞닿은 부산 해동용궁사는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관음 성지다. 이곳에서 정성을 다해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진다고 한다.
사시사철 일출을 보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장보살이 자리한 제룡단 방생 터가 해돋이 명소다. 용의 머리 형상을 한 용두암을 시작점으로 사찰 곳곳에 있는 전각과 조각상 등을 이으면 꿈틀거리는 용의 전체 모습이 그려져 더욱 영험한 기운이 흐르는 듯하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자애로운 미소를 짓는 해수관음대불이 사찰의 백미다. 해동용궁사 옆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쌓은 돌탑이 옹기종기 모인 ’파식대지‘가 있는데, 사찰 전경이 한눈에 담기는 포토 스폿이다.
◆용이 승천한 곳에서 용의 기운을 얻는 ‘고흥 미르마루길’
전남 고흥군 용암마을에 영남용바위가 있다. 고흥10경 가운데 6경으로 꼽히는 ‘남열 해양 경관과 해수욕장’에 있는 이곳에 용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온다. 먼 옛날, 두 마리 용이 서로 먼저 승천해 여의주를 얻으려고 싸움을 벌였다.
마을 주민 류시인은 꿈에서 그들의 싸움을 끝낼 비책을 듣고 한 마리를 활로 쐈다. 류시인의 도움으로 싸움에서 이긴 용이 용암마을 앞 바위를 디딘 채 승천했는데, 그 흔적이 지금까지 있다는 것이다.
고흥군은 영남용바위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사이에 해안 탐방로 ‘미르마루길’을 조성했다. 미르는 용을 뜻하는 옛말이다. 길이 4km 미르마루길은 주변의 기암절벽과 몽돌해변, 탁 트인 바다를 두루 감상하며 거닐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