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거물 총집합’… 다시, 한국의 시선이 NL 서부지구로 꽂힌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공개한 고우석 공식 영입 포스터.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한국과의 끈끈한 인연, 올해도 이어진다.

 

KBO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자신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마감 최종일인 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극적으로 계약에 합의했다. 샌디에이고가 “고우석과 2년 계약을 맺었다. 2026년에는 상호합의 옵션이 포함됐다”고 발표하며 계약 사실을 알렸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에 당도한 7번째 한국인 선수다. 이번 비시즌, 앞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한 이정후에 이어 고우석까지 2명의 선수가 미국으로 향하는 쾌거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둘 모두 MLB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팀에 둥지를 틀게 됐다.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콜로라도 로키스가 포진한 이 전장은 전통적으로 수많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과 연이 매우 깊다.

 

시구하고 있는 박찬호. 사진=뉴시스
LA 다저스 시절의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다저스가 첫 발판이었다. 최초의 한국인 빅리거였던 박찬호가 첫발을 뗀 팀이다. 최희섭, 서재응도 이곳을 거쳤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방점을 찍었다. ‘국민 응원팀’으로 불릴 정도로 친숙한 다저스에서 현재는 ‘특급 유망주’ 장현석이 빅리그 입성 꿈을 키우는 중이다.

 

애리조나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족적을 남긴 ‘핵잠수함’ 김병현이 있었다. 그는 같은 지구 콜로라도 유니폼도 입었다. 여기에 김선우, 오승환도 콜로라도 홈구장 쿠어스 필드 마운드를 지켰다. 한국 팬들이 서부지구 경기를 자주 접할 수밖에 없던 환경이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 자이언츠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 초점이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로 넘어갔을 뿐이다. 황재균이 처음 발을 내디뎠던 샌프란시스코에는 한국이 자랑하는 교타자 이정후가 도착했다. 6년 1억13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과 함께 주전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샌디에이고는 역대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이 이미 탄탄한 입지를 다진 팀이다. 지난 시즌에는 최지만도 트레이드로 합류해 동반 활약하기도 했다.

 

한국 최고 마무리 고우석이 합세했다. 심지어 샌디에이고가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와 있는 류현진에게도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류현진까지 영입한다면 샌디에이고를 향한 한국 팬들의 관심은 절정에 이를 수 있다.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기다린다. 흥미진진한 라이벌 대결이 예고됐기 때문. 이정후와 김하성은 키움에서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이정후와 고우석은 처남-매제로 묶인 한 가족으로 미국 무대에서 흥미로운 집안싸움까지 펼치게 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하성. 사진=AP/뉴시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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