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한 분위기…김효범 대행은 마음을 먼저 어루만진다

사진=KBL 제공

“웃으며 농구하자.”

 

프로농구 삼성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시즌 내내 순위표 최하위를 전전하고 있다. 은희석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지만 여전히 힘겹다. 이렇다 할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25일 SK와의 크리스마스 더비에서 패하며 연패 숫자가 4까지 늘어났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20패(4승)를 떠안았다. 9위 한국가스공사(7승18패)와는 2.5경기 차. 이대로라면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처음으로 3년 연속 꼴찌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김효범 코치가 급히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이끈다. 갑작스러운 상황. 구성원 대다수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눈물을 보인 이들도 여럿이다. 김효범 감독대행도 마찬가지다. “농구에 대한 은희석 감독님의 진심을 공감한다. 평소 눈물이 많은 편이 아닌데,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감당 못할 감정이 올라오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선수들도 각자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책임감도 통감할 것이다. 어떻게 추슬러야할지 막막했다”고 덧붙였다.

 

사진=KBL 제공

 

경기는 계속된다. 주저앉아 있을 틈이 없다. 가장 급한 불은 흔들리는 마음이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미안한데, 딱 하루만 슬퍼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다시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 힘을 북돋아주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실제로 끊임없이 선수단을 격려해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침체된 흐름부터 바꿔야 하지 않겠나. 고생한 동료들을 위해 훈련 전 덕담 한마디씩 하면서 안아주는 시간도 가졌다”고 귀띔했다.

 

전술적인 변화는 그 다음이다. 준비는 하고 있다. 선수 대기실에 위치해 있는 화이트보드엔 고민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한꺼번에 많은 것들을 바꿀 순 없다. 최대한 간소화해서 하나씩 풀어가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부분도 시급하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사실 내가 가장 부족하다. 실수도 많이 할 것”이라면서 “선수들에게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적정선을 찾아 잘 운영해야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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