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명장'의 아쉬운 퇴장...은희석 감독,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

은희석 감독이 삼성 지휘봉을 내려놨다.사진=KBL 제공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프로농구 삼성은 21일 은희석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김효범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끈다. 

 

현역시절부터 강력한 카리스마로 리더십을 발휘한 은 감독은 모교인 연세대의 지휘봉을 오랫동안 잡으며 대학농구 '명장'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8년 동안 정들었던 연세대를 떠나 삼성의 수장이 됐다. 2021~2022시즌 단 9승에 그치며 최하위에 그친 삼성에 체질개선을 목표로 부임했다. 

 

프로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에는 많은 훈련량을 가져가며 선수들의 마인드를 변화시키려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자신감을 살리는 노력도 더했다. 하지만 성적은 아쉬웠다. 지난 시즌 14승 40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도 4승 18패로 꼴찌였다. 

 

은 감독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시즌에도 이번 시즌에도 꼴찌면 나아진 게 없다. 선수들은 열심히 하는데 제가 능력을 뽑아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 성적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스스로 판단했다. 많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은희석 감독이 삼성 지휘봉을 내려놨다. 사진=KBL 제공

누구보다 열정 넘치는 지도자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부상자가 속출하며 온전한 전력을 꾸리기 어려웠다. 이번 시즌에도 차민석, 조준희 등 젊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떠나며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은 감독은 "선수들이 곧 복귀하는데 그래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분위기에서 이 친구들이 에너지를 쏟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고 바라봤다. 

 

한동안 휴식을 취하며 건강을 살필 예정이다. 은 감독은 "일단은 조금 휴식을 취하려 한다. 검진도 받으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 이라면서 "제 건강과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만두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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