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새 외국인 선수 품귀현상…“모험보다 안정”

LG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구관이 명관인가. 

 

프로야구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 구성 작업에 한창이다. 현재 계약이 완료된 19명 외인 선수 중 새 얼굴은 불과 7명이다. 다수의 구단들이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일각에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저 연봉이 오른데 따른 부담감에 재계약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역대급 재계약 바람

 

29년 만에 우승의 한을 푼 LG는 일찌감치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투수 케이시 켈리(150만달러)와 타자 오스틴 딘(130만달러)과는 진작에 재계약을 맺었다. 

 

준우승팀 KT는 외인 선수 3명 모두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윌리엄 쿠에바스(150만달러)와 웨스 벤자민(140만달러)은 KT에 남는다. 2020년 KBO리그 MVP를 차지한 뒤 일본프로야구로 건너간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90만달러)를 다시 데려와 ‘구관’으로 모두 채웠다.

 

SSG도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100만달러),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150만달러)와 내년에 함께 하기로 했다. KIA는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120만달러)와 3년째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도 빠르게 외국인 선수를 확정했다. 활약이 좋았던 투수 애런 윌커슨(95만달러)과 찰리 반즈(135만달러)는 붙잡았다. 한화는 ‘11승 투수’ 펠릭스 페냐(100만달러)와 재계약했다. 키움은 올 시즌 대체선수로 한국에 온 뒤 반전 활약을 펼친 로니 도슨(60만달러)과 재계약을 맺었다. 

 

KT 쿠에바스가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 모험보다 ‘안정’

 

과거에는 확실한 선수가 아니라면 재계약보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찾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다 보니 기존에 검증된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새로운 선수가 오더라도 한국 무대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를 목표로 커리어 전환을 위해 한국에 오는 선수 중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 같은 ‘초대박’ 케이스가 있지만 확률은 매우 낮다. 미국에서 데려올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보니 일본에서 재계약에 실패한 엔스, 맥키논 같은 선수들이 KBO 팀들의 영입 대상이 되고 있다. 

 

MLB 구단들의 연봉이 최근 70만 달러까지 오른 것도 한국행을 원하는 선수들을 줄게 만들었다. 머나먼 한국행을 선택하는 것보다 빅리그 기회를 꿈꾸는 선수들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선수 입장에선 한국에 오느니 MLB 승격을 노리며 마이너리그에 남거나 훨씬 높은 연봉을 부르는 일본 리그로 가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현재 KBO는 2023시즌부터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3명의 계약 총액을 연봉, 계약금, 인센티브, 이적료 등을 포함 400만 달러로 제한한 상태다. 다만 기존 선수와 재계약할 경우 연차에 따라 한도를 10만 달러씩 늘릴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은 있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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