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발탁은 없었다.
태극마크가 꿈이라던 주민규가 이번에도 외면을 받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오는 26일부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대비해 국내 소집 훈련에 들어간다. 지난 18일 소집 명단을 발표했는데 주민규의 이름은 없었다.
주민규는 2013년 지금은 해체된 고양 Hi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입단 당시에는 수비형 미드필더였으나 서울 이랜드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꿔 기량이 만개했다. 2019년 울산 현대(현 울산 HD)에 몸담았던 주민규는 출전 기회를 얻고자 제주 유나이티드로 떠났다. 제주의 승격을 이끌었고 2021년에는 22골을 터뜨려 토종 득점왕에 올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울산으로 돌아와 생애 첫 K리그1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더불어 2년 만에 득점왕을 되찾았다. 프로축구 40년 역사에서 윤상철(1990·1994년), 이기근(1988·1991년), 김도훈(2000·2003년), 데얀(2011·2012·2013년)에 이어 통산 5번째로 두 차례 이상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최근 K리그 득점왕 레이스는 주민규가 이끈다.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주민규에 태극마크는 마지막 목표였다. 국가대표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그는 “항상 안주하지 않았던 것은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동기부여가 됐기 때문이다. 노력하고 겸손하게 하면 언젠가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 것이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에도 외면했다. 최근 클린스만호는 공격수의 공백이 생겼다. 불법촬영 혐의로 조사를 받는 황의조가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태극마크를 달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조규성과 황의조, 오현규로 공격진을 구성했던 클린스만 감독이기에 새 얼굴 발탁이 유력해 보였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최종 엔트리가 23명에서 26명으로 늘어 기회가 생겼으나 이번에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번 소집이 최종 명단은 아니다. 그러나 아시안컵을 앞두고 보수적으로 명단을 꾸렸던 클린스만 감독 성향을 고려하며 주민규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은 적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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