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2전 전패…우리카드 못 넘은 토미 감독 "우리가 상대보다 배구 못 했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타임아웃 도중 물을 들이키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불편한 천적 관계가 형성됐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도드람 2023~2024시즌 남자부 2라운드 맞대결에서 0-3(19-25 23-25 24-26) 셧아웃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대한항공은 시즌8승4패, 승점 25점에 머무르며 2위로 내려앉았다. 우리카드가 9승3패로 동일 승점 25점을 찍었고, 승수에서 앞서면서 리그 1위를 탈환했다.

 

대한항공은 우리카드와의 1라운드 장충 원정에서 V리그 최장 165분의 혈투 끝에 2-3 리버스 스윕패를 당한 데 이어 2라운드는 셧아웃 제압을 허용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대한항공이 리그에서 유일하게 1~2라운드를 모두 내준 상대가 우리카드가 됐다.

 

높이 싸움에서 완벽히 밀렸다. 블로킹이 5-13으로 극악의 열세를 보였다. 공격수들의 전반적인 공격성공률도 떨어졌다. 1~2세트 교체로 투입돼 체인저 역할을 부여 받은 임동혁이 3세트에 뜨거운 손끝을 자랑하는 등 총 17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왼쪽)과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경기를 마친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카드의 승리를 축하한다. 상대가 저희보다 배구를 잘했다”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이어 “공격도, 반격도 다 안 됐다. 여러 시도도 노력도 했지만, 우리가 상대보다 배구를 못 했다”고 덧붙였다.

 

사령탑은 “제가 더 잘해야 할 문제다. 잘해서 지면 괜찮지만 오늘 같이 안 되는 날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확실히 우리가 해야할 일이 생겼다. 훈련의 이유는 더 잘하기 위함”이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유일하게 우리카드에 2패를 헌납한 점에 대해서는 “확실한 건 우리카드가 배구를 잘하는 팀이라는 점”이라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이어 “1라운드는 매치포인트 6개 있었음에도 놓쳤던 경기다. 그런 경기는 크게 걱정할 건 아니다. 오늘은 우리가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우리카드는 상위권에 있는 이유를 확실히 보여줬다”며 다음 만남에서의 반격을 다짐했다.

 

인천=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