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독보적 빌런도 '일자목증후군' 주의해야

2018년, 전국에 ‘이선생’ 찾기 열풍을 일으키며 500만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 ‘독전’의 속편 ‘독전2’가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전작이 열린 결말로 수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던 만큼 이번 작품은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독전은 거대 마약 조직의 수장이자 베일에 싸인 ‘이선생’의 정체를 밝히고자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편에서도 마찬가지로 마약 제조 기술자 서영락(오승훈 분)과 그를 이선생으로 의심하는 경찰 원호(조진웅 분)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그리고 전작에서 서영락에게 공격을 당해 목숨을 잃을 뻔한 국내 마약조직의 대표 브라이언(차승원 분)도 극적으로 생존해 재등장한다.

 

하지만 이선생의 부하인 ‘큰 칼’ 소천(한효주 분)이 전편에서 서영락으로 인해 잃어버린 마약 원료와 돈을 되찾고자 이들 앞에 나타나며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 과정에서 브라이언과 서영락은 잠시 서로에 대한 원한을 내려놓고 진짜 이선생을 만나고자 그의 측근인 소천에게 협조하는 척 연기하며 협동 작전을 펼친다. 원호 또한 이들의 뒤를 밟으며 이선생 체포에 대한 광기 어린 집념을 보여준다.

이처럼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목표를 위해 독한 액션과 심리전을 펼치는데, 연기파 배우들의 파격적인 모습은 개봉 전부터 높은 관심을 끌 정도였다.  

 

이 가운데 단연 돋보였던 것은 차승원 배우의 존재감이었다. 특히 전동 휠체어에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연기하는 모습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허리가 구부러진 채 목을 과하게 앞으로 내민 자세를 영화 내내 유지하는 그를 보며 촬영 중 목에 상당한 부담이 가진 않았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의 자세는 심각한 단계의 ‘일자목증후군’과 유사했다. 일자목증후군은 C자 형태의 경추(목뼈)가 점점 직선으로 펴지는 증상으로 거북목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경추의 C자형 곡선은 마치 스프링처럼 머리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며 척추, 어깨 등으로의 외부 충격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킨다. 따라서 일자목증후군은 목을 충격과 하중에 취약하게 해 목디스크와 같은 퇴행성 경추질환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혈액순환도 방해해 현기증, 어지럼증의 증상을 야기하기도 한다.

 

일자목증후군은 증상이 오래될수록 경추 배열을 원래대로 되돌리기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목이 쉽게 뻐근하고 어깨가 자주 결리는 증상이 있거나 자신의 목이 평상시 어깨보다 앞으로 많이 나와 있다면 치료에 즉각 나서는 것이 좋다.

 

일자목증후군에 대한 대표적인 한의 치료법으로는 추나요법이 있다. 추나요법은 전통 한의 수기요법으로서 비정상적으로 틀어진 경추와 주변 관절을 한의사가 직접 교정하는 치료다.

 

이는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뿐만 아니라 일자목으로 인해 특정 관절에 가중된 부담을 해소하고 척추 및 신체 전반의 균형을 올바르게 잡아준다.  

 

실제 추나요법은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오픈(Network Open)’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통증감소, 기능 및 삶의 질 개선 등의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연구팀은 만성 목 통증 환자들을 추나요법군과 일반치료군으로 나눠 치료 전후의 시각통증척도(VAS)를 측정했다. 그 결과 치료 전 추나요법군의 평균 VAS는 중증도인 59.5였지만 치료 5주 후 경증도인 26.1까지 떨어져 약 56%의 감소 폭을 보였다. 반면 일반치료군은 같은 기간 약 29% 줄어드는 데 그쳤다. VAS는 100mm 선상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를 표시하는 평가 척도로써 숫자가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뜻한다.

 

일자목증후군 증상을 일상에서 겪는 흔한 근육통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일자목증후군을 방치하게 되면 목이 앞으로 굽어진 상태로 점점 굳게 돼 각종 질환에 취약해지기 쉬우므로 치료와 교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긴 촬영 기간 브라이언의 목에는 분명 많은 부담이 쌓였을 것이다. 만약 촬영 후에도 목에 무리가 계속 온다면 추나요법을 한 번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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