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추위로 인해 허리통증이 악화돼 정형외과를 방문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기온이 낮아지면 우리 몸은 추위에 대응하기 위해 경직되는데, 척추를 둘러싼 인대와 근육 등 연부조직이 뻣뻣해지면서 척추 및 주변 신경을 압박하고 허리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미끄러운 길 때문에 낙상 사고 등을 당하며 척추에 충격이 가해져 통증이 심화되기 쉬운 상황이다.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매우 다양하지만 40~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라면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그 이상의 고령층이라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이라는 조직이 퇴행성 변화나 외부의 충격 등에 의해 손상돼 자리를 이탈하여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10~20대 젊은이들도 잘못된 자세나 외상 등에 의하여 추간판이 손상돼 허리디스크가 발병할 수 있으나 중장년층은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추간판의 수분 함량이 줄어들고 뻣뻣해지면서 기침 등 작은 충격에도 발병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신경이 눌리면서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다리 등이 아프고 저린 느낌을 받기도 한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바로 누운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위로 올리면 심하게 당기는 느낌을 받게 된다. 초기에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신경이 과도하게 손상돼 다리 근육이 쇠약해지거나 감각 이상, 대소변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절대 방치해선 안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60세 이상 노인 환자가 많은 질환이다. 허리에는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이라는 통로가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척추관 주변을 감싸고 있는 인대 등이 두껍게 퇴화되며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내부 신경이 압박을 받는다. 그로 인해 다리가 저리고 아픈 하지방사통과 허리통증이 나타난다.
허리디스크와 달리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되고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오래 걸을 수 없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한 경우, 채 5분도 걷지 못해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해야 한다. 노인 중에는 자기도 모르게 허리를 구부린 채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이러한 태도는 척추관협착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정성균 수원 매듭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대부분의 질환은 초기에 발견해 조치하면 비수술치료만으로도 증상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증상이 나타난 원인에 따라 체외충격파나 주사치료, 도수치료, 재활치료 등을 적용하게 된다”며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10명 중 7~8명은 이러한 치료만으로도 통증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원장은 “신경차단술이나 풍선확장술 등 특수 카테터를 이용한 시술도 수술보다 부담은 적으면서도 통증을 완화하는 데 우수한 치료법”이라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 척추내시경으로 최소절개로 진행하는 치료법도 있다. 이처럼 비수술부터 수술치료까지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도움을 받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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