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원, 이예원 또 이예원’… 3개의 왕관쓰고 2023년 주인공 우뚝

이예원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탄탄대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누비는 이예원의 커리어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자성어다. 데뷔 2년 차를 맞이한 그는 역대 최대 규모(32개 대회·318억원)로 펼쳐진 2023시즌의 영광스러운 대상을 차지해 성대한 대관식을 치렀다. 골프 선수로서 밟을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현실로 연출해 내고 있다.

 

◆‘샛별’이었던

 

아마추어 시절부터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 그는 2021년 KLPGA에 입회했다. 점프(3부)투어 2승, 드림(2부)투어 1승으로 가능성을 내비친 끝에, 지난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서 공식 루키 데뷔전을 치렀다. 최종 44위가 적힌 첫 단추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나이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 운영, 163㎝의 작은 체구지만 준수한 파워와 수준급 정확도를 갖춘 스윙을 앞세워 꾸준함의 대명사가 됐다. 2022시즌 출전한 29개 대회서 컷 통과 26번을 기록했다. 그 중 ‘톱10’ 진입이 절반인 13차례였다. 그중 준우승과 3위도 각 3번에 달했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이 그를 반겼다. 오구 플레이를 펼친 윤이나의 이탈로 2파전서 가볍게 승리를 거뒀다. 최종 신인왕 포인트 3001점으로 2위 고지우(2328점)를 여유 있게 제쳤다. 역대 신인 최다 상금(8억4978만원)도 뒤따랐다. 위메이드 대상 포인트도 4위( 530점)에 오를 정도로 ‘무서운 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예원(오른쪽)이 2023 KLPGA 대상을 차지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가장 빛나는 별’로

 

성장은 멈추지 않았고 찬란한 ‘2023시즌’이 그를 반겼다. 지난 시즌 ‘옥에 티’였던 무관 설움을 빠르게 씻어냈다. 국내 개막전이었던 지난 4월 롯데렌더카 오픈에서 ‘32전 33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데뷔를 알린 그 대회에서 감격의 생애 첫 승을 신고했다. 

 

물꼬가 트였다. 8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휩쓸며 시즌 3승을 올렸다. 올해 나선 29개 대회 중 한 번 빼고 모두 컷 통과에 성공했다. 준우승 4번, 3위 1번을 포함해 ‘톱10’도 13차례 빚어냈다.

 

시즌 피날레를 장식한 시상식에서 3개의 상이 따라붙었다. 위메이드 대상포인트에서 651점을 쌓아 2위 임진희(628점)를 따돌리고 대상을 품에 안았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3위에 달하는 14억2481만7530원을 챙기면서 상금왕 트로피도 가져왔다. 여기에 시즌 평균 70.7065타로 김수지(70.9753타)를 제치고 최저타수상까지 끌어안아 3개의 왕관을 썼다.

 

2023 KLPGA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예원이 포토월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KLPGA 역대 11호 트리플크라운이다. 강수연(2001), 신지애(2006~2008), 서희경(2009), 이보미(2010), 김효주(2014), 전인지(2015), 이정은6(2017), 최혜진(2019)의 뒤를 4년 만에 이었다. 데뷔 2년 만에 숱한 ‘전설’들과 눈높이를 맞춘 쾌거다.

 

이예원은 “꾸준함을 상징하는 평균타수상, 상금왕을 차지해 얼떨떨하다”며 “시즌 전 대상이라는 목표를 갖고 경기에 임했다. 그걸 이뤄 더욱 뿌듯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특히 무한한 믿음과 사랑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항상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신 덕에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잊지 않고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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