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안면신경마비’도 이겨낸 영원한 마초

2010년 개봉한 영화 ‘익스펜더블’은 할리우드의 주연급 액션 배우들이 단체로 출연하는 사실만으로도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 후에도 점점 화려해지는 캐스팅과 그에 못지않은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며 영화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시리즈로 거듭났다.

 

그리고 지난 18일,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 총제작비 1억달러라는 역대급 규모를 자랑하며 무려 9년 만에 극장에 돌아왔다.

 

주인공 바니(실베스터 스탤론)와 리(제이슨 스타뎀)가 중심이 된 용병 팀 ‘익스펜더블’은 이번 영화에서도 세계를 위협하는 악의 무리와 맞서 싸운다.

 

이번 상대는 라흐멧(이코 우웨이스분)이 이끄는 테러 단체로, 이들은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목적으로 미국 국적 선박에 핵폭탄을 싣고 러시아에서 터뜨릴 계획을 세운다. 이에 익스펜더블은 테러리스트들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육·해·공을 망라한 초대형 작전을 펼친다. 

이번 영화에서는 미사일을 피하고자 수송기가 플레어를 대량으로 터뜨리는 장면 등 웅장한 연출이 많았지만, 단연 인상 깊었던 것은 배우들이 나이에 비해 너무나 건강하게 액션을 소화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주인공인 실베스터 스탤론은 무려 1946년생으로 현재 만 77세의 고령이었지만 해당 나이대로는 믿을 수 없는 근육들을 보고 있자니 평소 그가 얼마나 건강 관리에 철저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도중 그에게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부자연스러운 표정과 어눌한 말투였고, 알고 보니 그는 ‘안면신경마비’로 고생한 과거가 있었다. 태어날 때 의료사고로 안면신경에 손상을 입었으며 나중에 알았을 때는 치료 시기를 놓쳐 결국 후유증을 평생 안고 살아온 것이다.

 

안면신경마비는 눈과 입 주변 근육이 마비돼 얼굴이 한쪽으로 비뚤어지고 감각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특히 치료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한데, 늦어도 발생 3일 이내 집중적 치료를 시작해야 향후 치료 기간과 후유증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안면신경마비에 안면부 추나요법(SJS 무저항요법),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단계별 맞춤 치료를 진행한다. 안면부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비뚤어진 안면 근육을 정상 위치로 잡아주는 신경근육재훈련(Neuromuscular re-education) 수기요법으로 얼굴 신경과 근육 정상화에 효과적이다.

 

그리고 침치료는 손상된 신경과 경직된 근육에 자극을 주고 약침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해 항염 작용, 면역력 향상을 촉진한다. 여기에 이어지는 한약 처방은 잔여 신경 마비 증상을 개선하고 회복 효과를 높인다.

 

배우에게 치명적인 안면신경마비를 딛고 77세의 나이에도 세계적인 액션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에 이번 영화는 매우 뜻깊게 다가왔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각종 질환에 취약해지기 쉬운 요즘, 꾸준한 관리를 통해 스탤론의 강인한 모습처럼 다가오는 겨울을 건강하게 맞이하기를 바란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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