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25-13 34-32 30-32 18-25 15-17)으로 패했다. 시즌 2연패와 함께 1승2패, 승점 5점으로 4위에 랭크됐다.

 

무려 165분의 대혈투였다. 지난해 11월13일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이 합작한 160분짜리 경기를 넘어 역대 통산 남자부 한 경기 최장시간 신기록을 썼다. 듀스만 총 18번이 나왔을 정도로 무섭게 치고받은 두 팀이다.

 

아쉽게 무릎 꿇었다. 1~2세트를 모두 챙기며 승리에 한발짝 남겨뒀지만 홈팬들의 응원을 업은 우리카드에 3~5세트를 내리 내주는 역스윕을 당하고 말았다. 상대 ‘외인 에이스’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의 47득점 맹폭에 무너졌다. 무릎 상태가 온전치 않은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23득점을 뽑았고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로 나선 곽승석(17점)-정한용(14점)이 힘을 보탰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패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오더니 “3시간 못 채웠다”며 여러 감정이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선수들이 처음 전략과 전술을 잘 따라와주면서 편하게 가져갔다. 2세트 마테이의 강한 서브에 힘들었지만 막판에 온 기회를 잘 잡았다”며 경기 초반을 돌아본 그는 “이후 기회들이 많았지만 마지막에 점수를 못 낸 게 아쉽다. 정말 아쉬운, 아까운 밀리미터 차이의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직전 삼성화재전 풀세트 접전 패배에 이은 2연속 석패다. 그는 “그냥 진 거다. 기분은 나쁘지만 졌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다. 경기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는 법이고,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비전을 가지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지만 생각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어떤 상황이어도 나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이렇게 졌다고 해서 우리의 정신력과 자신감을 뺏을 수 없다. 자신감 있게 다음 경기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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