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부재도 문제無… 풍성했던 대한항공, 첫 삽은 언제나 승리로

대한항공 선수단이 14일 현대캐피탈과의 개막전을 승리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대한항공 왕조’는 강력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홈 경기에서 3-0(27-25 25-22 25-23) 셧아웃 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 첫 경기이자 남자부 개막전이기도 한 경기였다. 배구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알린 한판이었다. 그리고 대한항공은 자신들이 세워온 ‘왕조’도 굳건하다는 사실을 함께 통보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2021시즌을 시작으로 직전 시즌까지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빚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리그를 제패했던 삼성화재를 이은 V-리그 2번째 대기록이었다.

 

이제는 과거를 뛰어넘어 전인미답의 4연속 통합우승을 조준하는 대한항공이다. 올 시즌 V-리그 남자부의 핵심 관전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도 지난 미디어데이에서 “V리그 최초로 4연속 통합 우승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업 달성을 위한 첫 삽이 역시 순조롭게 떠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마주쳤던 현대캐피탈을 문제 없이 잡아냈다. 다채롭고 풍성했다. 리그 최고의 세터 한선수의 지휘 아래 수많은 선수들이 좌우 날개, 중앙을 가리지 않고 폭발했다.

 

3시즌째 동행하고 있는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19득점으로 팀 내 최다 점수를 책임졌다. 이어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이 12점, 미들블로커 김규민이 10점을 지원했다. 여기에 곽승석, 임동혁, 조재영 등 코트를 밟는 모두가 적재적소에서 터졌다.

 

대한항공 정지석이 동료와 함께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무엇보다 팀의 ‘주포’인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빠져 있음에도 거둔 성과라는 점이 반갑다. 정지석은 허리 통증으로 인해 아예 개막 엔트리에 들지 않았다. 이외에도 이준, 김민재가 코트를 밟지 않았다. 하지만 범접할 수 없는 뎁스를 자랑하는 대한항공의 저력은 대단했다.

 

현대캐피탈은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가 공격점유율 55.21%를 기록할 정도의 단조로운 패턴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미들블로커로 출전한 허수봉과 차이 페이창(대만)이 뒤를 받쳤으나 승리에는 닿을 수 없었다.

 

대한항공은 최근 5시즌 연속 개막전 승리라는 기분 좋은 기록과 함께 출발한다. 긴 여정의 시작에 불과한 한 경기일 수 있지만, 동시에 모두가 ‘우승후보’ 대한항공의 위력을 재확인할 수 있던 한판이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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