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Star] 운명의 한일전…‘안경 에이스’가 구했다

사진=뉴시스

확실하게, 막았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 ‘안경 에이스’ 박세웅(27·롯데)이 막중한 임무를 안고 나섰다. 5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슈퍼라운드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중요할 때마다 삼진(9개)을 솎아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노시환(한화)의 타점으로 한국은 2-0로 웃었다. 한국 투수 가운데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승을 챙기는 순간이었다.

 

운명의 한일전이었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오래된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몰입도가 큰 경기다. 심지어 두 팀 모두 모두 벼랑 끝에 몰렸다. 조별리그서 각각 대만, 중국에 일격을 당했다. 나란히 1승1패를 기록, 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머리 복잡한 경우의 수를 굴려야 했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승패가 슈퍼라운드에까지 승계된다. 한국과 일본은 1패를 안고 시작하게 됐다. 금메달결정전에 오르기 위해서는 슈퍼라운드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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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터. 더욱이 박세웅은 대만전서 살짝 흔들렸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서 ⅔이닝 동안 1피안타 2사사구를 내줬다. 그래도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박세웅을 선택했다. 선택지 자체가 넓지 않았다. 좌완 선발 자원이 전무한 가운데 곽빈(두산)마저 담 증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박세웅은 꿋꿋하게 제 공을 던졌다. 일본의 가요 슈이치(5⅔이닝 1실점)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1회 1사 1,3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잘 버텼다.

 

이번뿐만이 아니다. 박세웅은 각종 국제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왔다. 이번 대회 전까지 7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42를 마크했다. 악몽으로 남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자존심을 지켰다. 그때도 일본전이었다. 4-13으로 끌려가던 7회 2사 만루서 구원 등판해 콜드게임 위기를 지웠다. 체코전에선 선발 등판해 4⅔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7-2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엔 와일드카드(WC)로 항저우에 입성, ‘희망’을 노래했다.

 

한국은 6일 중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결승행 여부가 결정된다. 금메달결정전은 7일 예정돼 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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