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을 뛰든 우승하고 싶어요.”
이강인(22)이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결승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축구 대표팀은 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전에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멀티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7일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맞붙게 됐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큰 기대를 받았지만 아직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를 소화하면서 점차 경기력이 살아나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강인은 경기 후 “팀이 승리해서 기쁘다”며 “지금은 내 컨디션보다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선수 기용은 감독님의 권한이다. 결승전에서도 몇 분을 뛰든 승리에 일조해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놓고 격돌할 일본전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이강인은 마지막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강인으로선 일본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그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에서 일본을 꺾은 적이 있지만 2021년 A매치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8강에서 연달아 일본에 완패를 당한 상처가 있다.
‘황선홍호’에 합류하기 직전 허벅지 부상을 떠안게 된 이강인은 온전하지 않은 컨디션으로 팀에 합류했다.
이에 이강인은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부터 4강 우즈베키스탄전까지 4경기에 나섰는데 풀타임은 한 번도 없었다. 컨디션이 좋은 2선 자원들이 많기도 했다. 황 감독이 이강인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관리를 한 영향이 크다.
하지만 그의 존재만으로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충분했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린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강인은 확실히 이전보다 몸 상태가 나아보였다. 거친 우즈베키스탄 수비를 상대로 특유의 탈압박을 통해 공격의 물꼬를 트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일본을 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아 더 큰 미래를 그릴 수 있다. 마지막 한일전에서 이강인이 한결 나은 컨디션으로 금빛 포효를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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