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리 농구하고 싶어요.”
‘2023 KBL 신인드래프트’가 21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예상대로 ‘빅3’ 포워드 문정현, 가드 박무빈(22·이상 고려대), 가드 유기상(22·연세대)이 1~3순위(KT, 현대모비스, LG)로 지명된 상황. 4라운드 지명권을 가진 삼성에게로 시선을 쏠렸다. 깜짝 이름이 불렸다. 일반인 자격으로 나온 조준희(19·세리토스대)였다. 조준희는 “이렇게 일찍 지명될 줄 정말 몰랐다. 내 이름이 불리는 순간 시간이 갑자기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준희는 유학파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캐나다로 건너갔다. 처음엔 취미로 농구를 접했다. 자연스럽게 동네 리그서 뛰게 됐고, 이를 인상 깊게 본 코치의 제안으로 엘리트 농구의 세계로 발을 내디뎠다. 미국 IMG아카데미서 실력을 갈고닦기도 했다. 은희석 삼성 감독은 조준희에 대해 “이전부터 눈여겨보던 선수”라고 설명한 뒤 “내부적으로 고민은 있었지만 젊고 에너지 있는 자원이 우리 팀에 녹아들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 봤다”고 설명했다.

장점과 단점이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슈팅 능력이 뛰어나다. 스피드도 좋은 편이다. 은희석 감독은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 드래프트에 나올 선수들까지 고려했을 때 이 정도 슛을 가진 자원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다. 국내 선수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을 가지고 있다”고 극찬했다. 다만, 대다수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러하듯 수비에선 물음표가 붙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준희는 “아무나 프로에 오는 게 아니지 않나. 마음 단단히 먹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일을 걸어온 만큼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이날 오전 진행된 트라이아웃에서도 공격적인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홀로 16득점을 올렸다. 절실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수장 역시 이러한 부분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은희석 감독은 단점보다는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 한다. 조준희는 “빨리 체육관에 가서 농구하고 싶은 마음”이라면서 “꾸준히 삼성 경기를 챙겨봤다. 에너지를 끌어올려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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