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하루하루 치열하게…SK 오재현이 사는 법

사진=미국 어바인 이혜진 기자

“열심히, 더 잘해야죠.”

 

노력도 재능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가드 오재현(24·SK)은 모두가 인정하는 연습벌레다. 아마추어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모습으로 나아간다. 전희철 SK 감독은 “노력만으로 연봉을 매긴다면, 가히 리그 최고수준일 것”이라고 말한다. 새 시즌을 앞두고도 마찬가지. 미국 어바인에서 만난 오재현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치르느라 시기가 조금 늦었다. 그럼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차근차근 잘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독기의 시작

 

한양대 재학 중이던 2020년이었다. 오재현은 얼리 엔트리(early entry·졸업 전 프로 도전)를 준비했다. 정재훈 감독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말렸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 오재현은 “지금 모습이 아니라, 더 발전된 기량으로 나가겠다”고 설득했다. 그때부터 독하게 마음먹고 맹훈련에 들어갔다. “사실 대학교도 겨우 들어갔을 정도로 무명의 선수였다”고 운을 뗀 오재현은 “인생에 한 번은 후회 없이 쏟아붓고 싶었다. 새벽부터 정말 열심히 했다”고 회상했다.

 

흘린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았다. 스스로 “조금씩 변화를 느꼈다”고 할 정도로 달라졌다. 열매는 달콤했다.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심지어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20~2021시즌 37경기서 평균 5.9득점 1.9리바운드 2.3어시스트 등을 기록, 당당히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출전경기 수가 늘어났다. 오재현은 “힘들게 여기까지 온 만큼 돌아가고 싶지 않다. 더 욕심이 생기더라”고 전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때로는 지칠 수밖에 없다. 노력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한다는 보장도 없다. 워낙 기대치가 높기 때문일까. 일각에선 하는 것에 비해 발전 속도가 빠르지 않다며 냉철한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재현도 인지하고 있는 대목. 오재현은 “솔직히 너무 힘들어서 더는 못하겠다 싶을 때도 많다”면서도 “잠깐이 아니라 몇 년을 이렇게 해오다 보니 이제는 몸이 먼저 나간다. 쉬고 있으면 심적으로 더 힘들더라”고 웃었다.

 

사진=KBL 제공

 

◆ 진해지는 존재감

 

SK는 다가오는 2023~2024시즌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힌다. 오재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김선형과 함께 1번(포인트가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오재현은 “지난 시즌에도 1번으로 뛸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컸다.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형들이나 외인 자밀 워니, 리온 윌리엄스 등의 장점을 끌어내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던 것 같다”며 “1번은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지 않나. 꼭 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색깔을 더 진하게 칠하고자 한다. 수비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 이번 시즌 개인적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수비상을 받고 싶다”고 답했다. 문성곤(KT)이 4시즌 연속 독식하고 있는 부문이기도 하다. 오재현은 “혼자서는 받을 수 없는 상이지만 형들이 많이 도와주겠다고, 한 번 꼭 깨보라고 하시더라. 100%를 쏟는다 하면 누구든 다 막을 자신 있다. (허)일영이형의 슛이 당연하듯 내겐 수비가 그렇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자부심 느낀다”고 밝혔다.

 

약점으로 언급되는 슈팅과 관련해서도 생각을 바꿨다. 기본적으로 꾸준히 연습하고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슛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장점을 잃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노선을 확실하게 정하고자 한다. 오재현은 “수비력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 슛에 대해 크게 스트레스받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하나씩 쏜다는 생각으로 임하려 한다. 찬스에서 넣을 수 있도록 대비를 많이 하고 있다. 그래도 횟수나 성공률은 조금이라도 올랐으면 한다”고 웃었다.

 

미국 어바인=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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