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기 자주 쓰는 현대인, 손목터널증후군에 취약

키보드와 마우스, 스마트펜 등 디지털기기를 즐겨 사용하는 현대인들은 크고 작은 손목통증에 시달리곤 한다. 단순히 손목 인대나 근육 등이 손상되어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통증과 더불어 손가락이나 손바닥 등이 저리고 감각 이상까지 나타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 등 손목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손목 질환에 의한 통증은 저절로 개선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의 과도한 사용이나 퇴행성 변화 등에 의해 손목 피부 아래쪽에 있는 수근관이라는 공간이 좁아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수근관은 뼈와 인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손을 많이 사용하면 인대 등이 두꺼워지면서 수근관 내부 압력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수근관 내부를 지나가는 힘줄, 정중신경이 자극을 받으며 손목통증을 일으킨다. 

 

수근관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은 손가락과 손바닥의 일부를 관장하기 때문에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정중신경의 지배 영역에도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엄지, 검지, 중지와 그 아래의 손바닥 부분이 저리고 아프거나 마치 불에 타는 듯한 작열감 등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면 근육이 쇠약해지면서 손을 사용하는 동작, 예컨대 젓가락질이나 바느질 등의 동작을 하기 어려워진다. 

류강석 영등포 척튼튼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미용사나 요리사, 주부, 사무직 등 손의 사용량이 많은 사람에게 나타나기 쉬운 질환이다. 특히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손목 자체가 가늘기 때문에 조금만 무리해도 손목 인대에 부종이 생기며 손목터널증후군으로 고생하기 쉽다”고 말했다. 

 

만일 손목과 손등이 90도를 이루도록 직각으로 꺾은 후, 양쪽 손등을 맞대고 1분 가량 자세를 유지했을 때 손목통증이나 저림 등이 나타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이러한 테스트를 팔렌테스트라고 하는데, 손목통증증후군의 자가 진단 방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물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 검사 등 통증의학과 검사가 필요하다.  

 

다행히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수술 없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운동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개선할 수 있지만 신경이 많이 손상되면 만성적인 신경 증상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늦지 않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게다가 손목통증을 방치하면 손목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팔꿈치나 어깨 등 다른 부위에 힘을 주거나 잘못된 자세를 취하기 쉽다. 처음에는 손목에서 시작된 문제가 팔 전체로 번지며 심각한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류강석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의 사용량을 줄이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비수술치료를 꾸준히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한 번 손목터널증후군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치료 후 일상에서도 손목 관리에 힘써야 한다. 보호대 등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수시로 스트레칭, 휴식을 하며 손목을 혹사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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