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배 제패…이우석 “좋은 기운 가지고 항저우로”

“좀 더 성숙한 경기, 보여드리겠습니다.”

 

한국 양궁 리커브 남자 국가대표 이우석(코오롱엑스텐보이즈)이 미소를 지었다. 3일 용산구 전쟁기념과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23’서 구대한(청주시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으로 1억 원을 받게 됐다. 이우석은 “경기장에 오기 전 긴장을 너무 했다. 걱정도 많았다”면서 “1등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 기운을 얻어 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쉽지 않았다. 5세트까지 세트스코어 5-5(30-28 28-29 30-30 29-27 27-29)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마지막 한 발로 다투는 슛오프로 희비가 엇갈렸다. 나란히 10점을 싸는 긴장감 속에서 과년 정중에 조금 더 가까이 쏜 이우석이 승자가 됐다. 마지막 한 발을 앞둔 심정이 어땠을까. 이우석은 “사실 슛오프에 들어가면 오히려 마음을 비우는 편이다. 조금 내려놓고 ‘져도 그만이다’, ‘2등도 잘한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다. 심지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앞두고 있어 더욱 관심을 쏠렸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기량 자체가 상향평준화되고 있는 상황. 이번 대회에서도 기대를 모았던 AG 국가대표 선수들이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우석은 AG에 나서는 리커브 8명 중 유일한 생존자다. 이우석은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그만큼 한국 선수들의 수준이 높다는 것 아닌가.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있다. 가까이는 항저우 AG, 조금 멀게는 2024 파리하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이우석은 군인 신분으로 임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서 개인전, 단체전서 모두 은메달을 따낸 기억이 있다. 이우석은 “그땐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 너무 금메달을 따고 싶은 나머지 실수가 잦았다. 어리숙하게 행동한 듯하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결과는 좋았지만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꼈다. 마지막 결정력 같은 부분에서 생각이 많아지더라. 마인드 컨트롤 하는 부분에서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성숙한 경기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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