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스포츠도박 근절…"단속 실효성 위한 제도적 장치 필요"

불법스포츠도박 포스터. 스포츠토토코리아 제공

불법도박이 사회 곳곳에 번지고 있다. 성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온라인, SNS 등을 통해 불법도박에 빠지면서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7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발표한 ‘불법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불법도박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03조원으로 추정된다. 그 중 불법스포츠도박 시장은 약 21조원으로 예상된다.

 

불법스포츠도박 운영자들은 국내외 프로스포츠의 인기, 쉬운 접근성, 높은 환급률 및 단속 효과 미비 등을 발판으로 시장 규모를 확장시키고 있다. 불법스포츠도박은 체육진흥기금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도박중독자 양산, 절도·사기·폭력 등 도박 관련 2차 범죄 증가 등 심각한 사회문제까지 초래하고 있다.

 

불법스포츠도박의 폐해는 심각하다.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는 해외서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 국부유출 및 불법자금 세탁 등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하경제의 한 부분으로서 탈세가 이뤄지고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

 

최근 5년 간의 불법스포츠도박 규모를 기준으로 세금·기금의 손실액을 추정해 보면 최근 5년간 세금·기금 손실액 합계는 약 30조원으로 추정된다. 불법스포츠도박은 승부 조작으로 연결돼 스포츠 근간을 훼손시키고 있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전 종목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해 ‘공정성’이라는 스포츠 정신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 불법도박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2022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불법도박으로 검거된 만 14~19세 청소년은 지난해 268명으로 집계됐다.

 

도박 청소년의 평균 연령도 지난 2017년 18.2세에서 2022년 7월 17.6세로 낮아지고 있다. 또 불법도박으로 인한 청소년 상담 건수도 2014년 대비 2021년 1242건으로 약 14배가 늘어난 상황이다. 불법스포츠도박 운영자들은 무분별한 광고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불법도박이 ‘불법’이 아닌 ‘게임’이라는 인식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불법스포츠도박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스포츠토토코리아는 불법스포츠도박 근절을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의 신고포상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유관기관과 연계한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 채증, 신고 처리와 포상금제를 운영 중이다. 또 프로스포츠협회 등과 연계해 정기적으로 종목별 주최단체 관계자 대상 불법스포츠도박 근절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보도자료, 공식 SNS 등을 활용한 불법스포츠도박 근절 홍보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불법스포츠도박 단속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자가 복제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는 약 48시간 이내의 시간이 필요한 것에 반해, 불법 도박사이트 신고·차단 등의 행정 처리 절차는 약 1개월 이상이 걸린다.

 

스포츠토토코리아 관계자는 “불법스포츠도박의 근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방식을 조속히 변경할 필요가 있다”며 “범정부 차원의 합동 단속이 정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지 기자 minji@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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