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알레스 회장 ‘사퇴 거부’...선수들은 보이콧 예고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오른쪽)이 시상식에서 강제 입맞춤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AP/뉴시스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영국 매체 BBC는 “루이스 루비알레스(46)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26일 전했다. BBC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회장은 “물러나지 않겠다”며 무려 4차례나 강조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사건은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이 첫 우승을 차지한 후 나왔다. 시상식에 참석한 그는 선수들에게 축하를 건네다 결승 골의 주인공 제니퍼 에르모소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을 맞췄다. 에르모소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하며 성폭력에 해당하는 신체접촉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뒤늦게 “내 행동은 완전히 틀렸다. 실수를 인정한다”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암살 시도”라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하며 사퇴를 거부했다. 여기에 에르모소의 의사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에르모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는 존중받지 못했다. 이런 행동에 대해 무관용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어떤 직장에서도 이런 동의 없는 행동으로 인한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드컵에 나섰던 23명의 스페인 동료들도 성명서를 통해 ‘보이콧’ 의사를 나타냈다. 이외에 66명의 선수도 루비알레스 회장 체제 하에선 대표팀에 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인 정부도 분노를 표출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사과로 충분하지 않다. 스페인 축구가 망신을 당했다”며 비판했다. 스페인 여자축구리그도 “루비알레스 회장이 월드컵 우승을 더럽혔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스페인 정부는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퇴 거부에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스페인 관련 법규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2018년 5월 스페인 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해 여성 스포츠를 장려하며 남성 스포츠와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을 기울였다. 선수의 권리 보호에 앞장섰던 인물이었고 여성 선수들의 지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성추문으로 인해 그동안 쌓았던 업적이 모두 인정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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