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골프, S 다이어리] ⑥LPGA 대세 박민지의 ‘송곳 아이언‘

박민지의 아이언샷에 볼이 페어웨이를 박차고 날아올라 하늘을 가르며 그린을 향한다.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볼이 떨어진 곳은 홀컵 옆 70㎝ 지점. 그대로 버디로 연결한 박민지는 생애 첫 KLPGA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메이저대회 우승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박민지는 2021년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KLPGA 대세로 떠올랐다. 당시 4월부터 6월까지 KLPGA 4승을 거두는 등 무서운 기세를 타며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 나섰다.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터라 기대감은 컸다. 그러나 긴장감이 컸기 때문일까. 하지만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키던 박민지는 4라운드 3, 4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고, 이 사이 선두경쟁을 펼치던 박현경이 5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1, 2위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후 엎치락 뒤치락을 거듭했고, 통타 공동 선두로 17번홀을 마쳤다. 마지막 18번홀. 승부를 가른 것은 세컨샷이었다. 드라이버가 살짝 빗나간 김현경은 안전하게 그린 주변으로 볼을 올려 놓은 뒤 어프로치로 그린을 노렸다.

박민지의 아이언샷 / 뉴시스

하지만 박민지는 과감하게 그린을 바로 노리는 세컨드샷을 시도했다. 그렇게 그린을 향해 쏘아올린 아이언 샷은 홀컵 70㎝ 부근 그린에 떨어졌고,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처럼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박민지의 강점으로 알려진 ‘송곳 아이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민지의 2021시즌 그린적중률은 무려 78.9%로 압도적이다.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를 지켰을 때 버디 기회를 잡는 ‘아이언샷 지수’에서도 박민지 프로는 83.4%를 기록했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45야드로 장타자는 아니지만, 송곳처럼 정확한 지점을 찌르는 듯 떨어트리는 아이언 샷으로 누구보다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다.

 

▲플라이트스코프 미보 레인지로 살펴보는 아이언샷 데이터

 

드라이버와 우드의 클럽 페이스에는 벌지(Bulge), 즉 약간의 불룩함이 있다. 반면 아이언과 웨지는 수평, 즉 완전히 평평하고, 일정한 일직선의 그루브(홈)이 있다. 따라서 아이언은 클럽페이스에 맞는 각도와 방향대로 볼이 날아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아이언은 △어택 앵글 △다이나믹로프트 데이터가 중요하다.

 

어택앵글은 임팩트 순간 클럽의 수직 움직임이다. 드라이버와 같이 티에 볼을 두고 올려치는 어퍼 블로우로 임팩트가 되면 플러스(+) 값이 나온다. 반면 아이언이나 웨지는 찍어치는 다운 블로우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값이 나온다. 

 

다이나믹 로프트는 임팩트 때 클럽의 로프트 각도이다. 다이나믹로프트가 커지면 탄도가 높아지며 거리가 짧아지고, 너무 낮으면 탄도가 낮아지고 런이 많아진다. PGA와 LPGA 투어 선수들의 7번 아이언 평균 다이나믹로프트는 각각 16.3도, 19도이다. 드라이버의 경우 각각 10.9도, 13.2도이다.

미보 레인지 등 플라이트스코프 론치모니터를 활용해 아이언샷을 연습할 경우 어택 앵글과 다이나믹로프트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진행하면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어택 앵글과 다이나믹로프트의 데이터는 PGA, 또는 LPGA 선수의 평균 데이터를 정리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이와 비교하면 더 효과적이다. 물론 아마추어 골퍼들이 전문 선수들의 데이터를 똑같이 따라 갈 순 없지만, 자신의 데이터를 통계해 평균 수치를 만들어 비교하면 활용도가 높일 수 있다.

또 하나 아이언샷을 연습할 때 중요한 데이터는 바로 정타율이다. 이 정타율이 바로 스매쉬팩터(Smash Factor)다. 볼 스피드를 클럽 스피드로 나눈 데이터로 볼에 타자의 얼마나 힘이 잘 전달됐는지 나타내는 데이터다. 클럽페이스 스윗스팟에 임팩트해 정타율을 높이면 더 적은 클럽 스피드로 더 먼 거리를 보낼 수 있다. 보통 드라이버의 경우 1.50, 아이언의 경우 1.45를 만점으로 생각해 정타율을 높이는 연습을 한다면 비거리를 쉽게 늘릴 수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거리와 스핀량 데이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7번 아이언으로 연습을 하면서 자신의 캐리와 총 거리를 체크하고, 이를 통계하면 향후 필드에 나가서도 쉽게 적용해 정확한 거리감을 만들 수 있다.

 

▲정확한 아이언샷을 구하기 위한 레슨

아이언샷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관성을 높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김범모 모범골프 원장에 따르면 정타를 맞추기 위한 3가지 조건은 축(머리), 각(척추), 어드레스시 왼팔의 길이의 일정함이다. 즉 머리 축과 척추 각은 그대로 유지를 한 상태에서 클럽과 어드레스시 왼팔의 길이면 유지하면서 스윙을 하면 정타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몸과 팔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 골프 스윙은 우리 몸이 축을 유지한 상태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온 뒤 왼쪽으로 돌아가는 것이 끝이다. 이것을 전문용어로 하면 백스윙, 임팩트 자세, 팔로우 스윙의 순서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말로 하면 쉽다. 하지만 실제 스윙을 하면 머리가 좌우로 움직이거나, 척추 각이 들린다.

아이언샷 연습은 이를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클럽을 잡지 않고 자세를 반복해서 취해주는 훈련을 해야 한다. 먼저 팔을 양 옆으로 180도 수평하게 펴준다. 이 상태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 다음 왼쪽으로 돌아간다. 마치 스트레칭 자세와 비슷하다. 여기서 상체를 내려 어드레스 머리 축과 척추 각을 만들어준다. 이 상태에서 이전과 똑같은 자세를 취해준다. 팔을 양 옆으로 벌린 뒤 오른쪽으로 돌아갔다가, 제자리, 그리고 왼쪽으로 돌아가는 자세를 지속해서 반복 연습해야 한다.

 

골프 스윙을 할 때 가장 안되는 것이 백스윙으로 갔다가 어드레스 자세, 즉 임팩트 자세로 돌아온 뒤 팔로우 스윙을 해야하는데 이를 간과하면서 정타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우리는 집에서 회사 출근했다가, 집으로 복귀한 뒤 놀러나가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집에서 회사로 출근했다가 바로 놀러간다. 그러면 혼난다. 항상 집에 들렀다 허락을 받고 나가 놀아야 한다. 어드레스 자세를 강조하는 이유다. 어드레스 자세가 곧 임팩트 자세라고 이해하면 된다.

여기에 추가로 왼팔 피고, 오른팔 접어다가 다시 피면서 박수를 치는 훈련을 더해준다. 이 동작 역시 어드레스 자세를 취해 준 뒤 똑같은 동작을 반복 연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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