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선근증은 자궁적출이 답? 이럴 때 ‘비수술 치료’ 고려

폐경을 앞둔 A씨(송파구‧50)는 점점 심해지는 생리통과 생리과다에 참다못해 병원을 찾았다. 병원의 진단은 ‘자궁선근증’으로, 병원은 자궁적출을 권했다. 출산을 하고 50대로 접어들면 증상이 나아질 거라 생각했던 A씨는 생각지 못한 자궁적출 수술 권유에 당황했고, 이때껏 참아온 세월이 아까워 선뜻 수술을 선택하기 어려웠다.

 

자궁선근증은 자궁 근육층에 자궁내막 조직이 성장하는 복잡한 질환이다. 자궁의 크기가 커지고 염증 증상이 발생하여 이로 인한 생리통, 생리과다가 극심해 많은 여성들이 고통 받고 있다. 선근증은 여성 난임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최적의 치료법은 자궁절제(자궁적출술)로 알려져 있어 가임력을 유지하는 자궁보존 치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자궁근종 및 자궁선근증에 대한 자궁적출 수술의 대안이자 자궁보존 치료법으로 자궁동맥 색전술(uterine artery embolization, UAE)이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궁동맥 색전술은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막아 자궁선근증 조직을 괴사해 축소시키는 비수술적 방법이다. 이 치료의 특징은 전신마취 및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 장기 입원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궁을 제거하지 않아 여성의 생식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김재욱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자궁선근증은 무수한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에 침투한 상태로 수술을 통한 자궁보존 치료가 어려워 그간 자궁적출 수술이 많이 시행돼왔다”며 “폐경 이후에는 선근증의 크기가 많이 줄어들지만 이때까지 버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궁동맥 색전술을 통해 선근증 조직을 괴사시키면 자궁의 부피가 줄고 이로 인한 증상도 완화된다고 설명하며 “자궁을 보존하면서 선근증을 치료해 폐경기까지 기다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치료 효과를 예측해 적용해야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재욱 원장은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지만 자궁 초음파검사로는 구분이 쉽지 않으므로 자궁 MRI검사를 통한 명확한 진단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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