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트니코바의 약물 고백…WADA는 왜 침묵하는가

사진=뉴시스

 

반복되는 논란, 그들은 왜 침묵하는가.

 

세계 피겨계가 또 한 번 발칵 뒤집혔다. 중심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7·러시아)가 있다. 소트니코바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다. 최근 도핑 사실을 고백했다. 러시아 유명 인플루언서인 릴리아 아브라모바가 운영하는 SNS 채널에 출연해 소치올림픽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첫 번째 도핑샘플이 금지약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재검사를 받았다. 두 번째 샘플이 음성으로 확인돼 징계 없이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소트니코바를 둘러싼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소치올림픽 때에도 판정 시비가 일었다. 점프 실수 등 불안한 경기력에도 224.59점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김연아(219.11점)를 누르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소치올림픽 이후 급격히 기량이 저하된 모습을 보이며 이렇다 할 활약 없이 은퇴했다. 2016년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공개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도핑 보고서에서 소트니코바의 소변 샘플이 훼손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진=유튜브 Tatarka FM

 

더욱이 러시아는 상습적인 금지약물 투여로 국제 스포츠계로부터 징계를 받고 있는 나라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선수단에게 대규모 도핑을 시도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20 도쿄하계올림픽,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등에서 국가 이름을 쓰지 못한 배경이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영상은 삭제됐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연맹의 알렉산더 코건 사무총장은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더 큰 문제는 WADA의 침묵이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중 하나인 타스 통신에 따르면 WADA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문의해야 한다. 도핑 결과를 관리하는 기관은 IOC”라고 전했다. 나서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단체가 한 걸음 물러나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듯하다. 스포츠의 기본인 공정성이 흔들리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IOC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소트니코바의 도핑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메달은 박탈되고 김연아가 받게 된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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