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가치는 깨진걸까. 시작부터 ‘인맥 캐스팅’이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오징어 게임2’다.
주연 이정재로 시작해 이병헌까지 불똥이 튀는 대중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업계 관계자들 또한 들썩이고 있다. 황동혁 감독이 최승현의 캐스팅을 공식화하면서 부터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을 건 극한 서바이벌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1등을 향해 가는 극한의 긴장감 속 가족애와 우정, 인류애 등이 주요 소재로 쓰이며 글로벌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더불어 극한 경쟁 속 현대인의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 정의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전세계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덕분에 이 드라마는 지난 2021년 9월 공개 이후 전세계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지난해에는 ‘방송계 아카데미상’으로도 불리는 미국 최고 권위의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이정재), 감독상(황동혁) 등 총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자기 멋에 취한 걸까. 아니면 한국 시장의 반발은 우스운 걸까.
황동혁 감독과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2에 빅뱅 탑, 최승현을 앉혔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촬영은 7월을 예정하고 있다고.
앞서 넷플릭스는 배우 유아인의 마약 논란으로 영화 ‘승부’,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 공개 시기를 무기한 연기했다. 촬영은 마쳤으나 재판 중임을 고려해 공개 시기를 뒤로 늦춘 것으로 보인다.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피해를 본 것은 작품만이 아니다. 피, 땀, 눈물을 갈아넣은 수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력이 공중에 붕 떴다.
끊이지 않는 연예계 마약 관련 범죄. 마약은 더 이상 대중에게 ‘개인의 일탈’로 치부되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 스스로 마약 투약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최승현은 2016년 10월 자택에서 궐련형 2회·액상형 2회 대마초를 총 네 차례에 걸쳐 흡연한 혐의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7년 의경으로 복무하던 중 그는 의경 직위가 해제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징어 게임은 보란듯이 최승현을 선택했고, 배우 캐스팅 촬영까지 마쳤다.
서바이벌 최후의 멤버는 아닐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나, 재기의 발판이 오징어 게임이 된 것만은 확실하다. 넷플릭스는 유아인 논란건으로 작품 공개 시기에 난항을 겪었음에도 무리수를 던진 꼴이다.
물론 자숙의 기간은 법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최승현을 기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제작진의 의지의 문제다. 국민 정서를 무시하고서라도 말이다.
29일 한 매체는 오징어 게임의 주연 이정재가 절친 최승현의 캐스팅에 강력한 입김을 작용한 인물이라 보도했다. 이에 이정재의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는 “사실 무근”이라며 “작품의 캐스팅은 감독님과, 제작사의 권한”이라 선을 그었다.
‘공정’ 이슈에 민감한 MZ세대들과 오디션에 참여한 타 매니지먼트들은 이번 보도 이후 허탈함을 나타내고 있다. 최승현이 이정재와 한남동 자신의 집에서 만날 만큼 친한 사이라는 점, 그리고 또 다른 주역 이병헌과도 사석에서 지인들과 만날 만큼 돈독한 사이라는 점 등이 그것. 권한은 제작진과 제작사에 있다지만 이번 황 감독의 캐스팅은 모두에게 긁어 부스럼이 됐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에 “이렇게 뽑을 거면 오디션을 왜 하나 싶다. 오디션 후 ‘됐다. 안 됐다’ 피드백을 못받은 사람도 허다하다. 1차 라인업 오픈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 건(최승현 합류)을 보고 허탈함에 웃음이 나더라. 주연 배우들과 친분이 있기에 이런 오해를 하는 관계자들이 많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디션을 볼 때 나이대 별로 나눠 오디션을 봤다. 비슷한 나이대의 활동하던 배우들도 오디션을 많이 봤다. 엄청 대대적인 오디션이었다”라며 “그(최승현)와 다른 선배 배우들의 친분이 나타지 않나. 신인에게도 그렇지만, 오디션을 준비한 기존 배우들에게도 분명 예의는 아닌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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