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연예계 음주운전 소식에 대중의 실망과 분노가 치솟고 있다. 음주운전 논란으로 활동을 멈춘 이들의 뉴스가 연예·사회면을 가득 채움에도 학습효과 없는 ‘음주운전 후배’들이 쏟아지고 있다.
배우 진예솔은 경각심 없이 만취 상태로 핸들을 잡은 ‘간 큰’ 연예인 중 하나다.
진예솔은 지난 12일 밤 10시30분쯤 서울 올림픽대로 하남 방향으로 달리다 가드레일을 2차례 들이받는 사고를 냈으며 같은 날 밤 11시쯤 고덕동 한 삼거리에서 기어를 주행(D) 상태에 놓고 신호 대기 중 운전석에서 잠든 채로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 측정 결과 진예솔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다. 경찰은 진예솔이 서울 강남에서 술을 마신 뒤 강동구까지 약 18㎞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했다. 여기에 진예솔의 차량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까지 공개되며 공분이 커졌다.
진예솔은 음주사고 사실이 알려진 뒤 자신의 SNS에 “공인으로서 모든 행동에 책임감을 갖고 더욱 신중히 판단했어야 했는데 잠시 안일한 판단으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큰 잘못을 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안일한 판단’이라는 말이 더욱 화를 키웠다. ‘음주운전을 하면 안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판단의 영역이 아니라는 거다. 일일극에서 주조연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결국 음주운전으로 이름 석자를 알렸다. 불명예도 이런 불명예가 없다.
술에 취해 도로위에서 잠든 이는 또 있다. 배우 곽도원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형사8단독(강미혜 판사)은 최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약식기소된 곽도원에게 벌금 1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곽도원은 지난해 9월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의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차량을 타고 약 10㎞를 운전한 혐의로 지난 4월 검찰로부터 벌금 10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그는 동석한 지인을 내려준 뒤 운전하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사무소 인근에서 신호 대기 중 잠이 든 상태로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콜농도는 면허취소(0.08%) 수치를 훌쩍 넘는 0.158%로 조사됐다.
곽도원의 소식은 업계를 발칵 뒤집었다. 곽도원은 영화 ‘소방관’ 개봉과 티빙 오리지널 ‘빌런즈’ 공개를 앞두고 있었던 상황.
특히 ‘소방관’은 2020년 촬영을 마쳤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개봉이 미뤄졌고, 곽도원 이슈로 개봉이 불투명한 상태다. 영화사 측은 “2024년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이라 알렸지만, 영화가 OTT 서비스 판매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뜬소문까지 났다. 곽경택 감독의 신작으로 충무로의 기대를 받았지만 공개까지 최소 6개월은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빌런즈’ 역시 티빙 2023 공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동료와 제작진에 민폐를 끼친 것은 배우 김새론도 마찬가지. 김새론은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촬영중 음주운전 소식이 전해져 중도 하차 했다. 지난해 5월, 김새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가드레일, 변압기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 당시 김새론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227%였다.
1차 공판에서 검찰은 김새론에게 벌금형을 구형했고, 김새론은 선처를 호소했으나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새론의 하차 이후 ‘사냥개들’ 김주환 감독은 촬영 일정을 한 달간 급히 멈추고 후반부 대본을 새로 썼다. 이미 촬영을 한 부분은 최대한 덜어내고 작품을 공개했다. 모든 팀원이 일명 ‘멘붕‘ 상황이 된 것. 다행히 ‘사냥개들’의 성적은 좋다. 그야말로 분노의 질주다. 공개 후 넷플릭스 톱 10에서 비영어권 TV 부문 1위(22일 기준)에 올랐다.
그렇다고 김새론이 팀에 저지른 민폐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김새론 부분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통편집된 배우들도 있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김새론을 두고 봐도 아깝다. 시청자들은 김새론의 등장 장면에서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연기변신에 성공했다는 소리다. 김새론의 역할은 주연인 우도환, 이상이와 함께 극을 이끄는 인물. 후반부 역전극까지 함께 했다면 자신의 연기 인생에 성공적인 캐릭터 확장의 발판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스로 복을 걷어찬 모양새가 됐다.
세 사람 뿐만이 아니다. 이루, 신혜성 등 많은 스타들이 잊을만 하면 음주 운전 소식을 전한다.
‘음주운전 쯤이야’라는 안일한 태도가 문제다. 주취 상태로 차량을 운행하는 음주운전은 자신의 커리어는 물론 타인의 생명도 위협하는 중범죄다. 은근슬쩍 복귀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고 사태는 반복된다. 더이상 복귀의 발판을 쉽게 내어주면 안 된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MBC, 뉴시스,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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