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고의 노력 끝에, 제대로 살아났다.
프로야구 키움 이정후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원정경기에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무려 6출루 경기를 펼쳤다. 4타수 4안타 2볼넷 3타점 3득점을 선보였다. 14-5 대승과 팀의 2연승, 위닝 시리즈에 앞장섰다.
1, 2회 각각 볼넷을 골라낸 뒤 4, 6, 8회 각각 2루타를 터트렸다. 9회 마지막 타석도 안타로 장식했다. 6출루로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출루 타이기록을 만들었다. 종전 6출루 경기는 한 차례로 지난 7일 고척 LG전서 3타수 3안타(1홈런) 3볼넷 1타점 3득점을 선보였다. 더불어 이날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안타를 기록했다.
경사가 또 있다. 3할 타율을 돌파했다. 이정후는 개막 첫 달이던 4월, 타율 0.218(87타수 19안타)로 고전했다. 5월 월간 타율 0.305(105타수 32안타)로 부활하기 시작했다. 6월 타율은 이날 포함 무려 0.500(38타수 19안타)이다. 경기 전 0.292였던 시즌 타율은 0.304(230타수 70안타)가 됐다.
이정후는 “동료들이 계속 ‘이번에 치면 3할이다!’라고 얘기해줘서 알았다. 그래도 별로 의식하진 않았다. 시즌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며 “그냥 지나칠 타율이라 크게 의미 부여하고 싶지 않다. 감을 빨리 찾았다는 점은 좋다”고 전했다. 그는 “타격감이 좋아 적극적으로 치다 보니 결과도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오늘 잘했다고 해서 기분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다음 경기를 빨리 준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초반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정후는 “호텔 사우나에 있는 소금을 몸에 뿌려봤다. 그냥 해본 것이다. 마사지 건으로 방망이를 두드리기도 했다”며 “평소 성당에 다니는데 어머니가 성수를 가져다주셔서 고척돔(홈구장) 타석에 성수도 뿌려봤다. 진짜 많이, 다해봤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어머니의 도움이 큰 듯하다. 매일 나를 위해 새벽부터 기도해주신다”며 “어머니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빨리 반등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아직 시즌 초반이니 더 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후는 “부진했을 때도 팬분들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나도 나를 못 믿는 상황에서, 팬분들이 더 나를 믿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고 힘줘 말했다.
수원=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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